권득용 전 대전문인협회장 |
대한불교 천태종 광수사는 한량없는 무한한 인연의 공덕 도량으로 계룡산 예불봉 아래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 오래된 고찰은 아닙니다. 1977년 중구 대사동의 삼문사가 1988년 현 위치로 약 2만 5000평의 부지를 마련하고 1995년에야 낙성하였지요. 절규모의 웅장함이야 비견할 바가 아니지만 여느 절에서는 볼 수 없는 포대화상(布袋和尙)께서 양반다리를 하고 크게 웃고 계십니다. 포대화상은 중국 후양(後梁)의 승려로 법명은 계차(契此)입니다. 탁발로 받은 공양물을 늘 포대 속에 넣고 다녀 포대화상이라 불리었다지요. 그 포대 속에 들어있는 먹거리나 장난감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기뻐 남산만 한 배를 배꼽까지 드러내고 가가대소(呵呵大笑)하는 스님의 모습은 아주 우스꽝스럽습니다. 전통적인 사찰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중생들의 번뇌와 고통 괴로움을 자루에 담았다가 다시 포대에서 꺼낼 때는 웃음과 기쁨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는지요.
적선지가 필유여경(積善之家必有餘慶)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자꾸만 무원스님과 포대화상이 오버랩되는 것은 왜일까요. 거칠 것 없는 무원스님과 시절인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처님 말씀이 곧 문학이요 예술이다'라시며 스님께서는 지난해 광수문학상을 만드셨지요. 광수문학상은 대전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공모하여 대전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더구나 대전방문의 해에 뜻깊은 행사로 지역 문인들에게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점심 공양 때 부처님오신날을 기념도 할 겸 뜻깊은 행사를 기획하신다기에 불교문학 작품을 주제로 전국시낭송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조심스럽게 말씀을 드렸지요. 그러자 큰스님께서는 좋은 생각이라며 흔쾌히 즉답을 해주셨습니다. 대전 시민들을 위하고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천태지혜의 햇빛은 어둠을 깨고 두루 비추어 가르침 만난 우리들 경사로움이 더욱 깊네'라는 스님의 말씀이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었지요. 그리하여 5월 11일 개최되는 제1회 '광수사연가' 전국시낭송대회는 탄생되었고 동석했던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박수를 보냈습니다.
태산은 한줌의 흙도 버리지 않고 바다는 한줄기의 강물도 밀어내지 않는다지요. 광수사가 대전문학의 역사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그동안 광수사는 산사음악회, 경로효잔치, 다문화가정지원 등 부처님의 자등명(自燈明) 법등명(法燈明)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 '일심(一心)이 상청정(尙淸淨) 하면 처처(處處)에 연화개(蓮華開)니라' 하는 상월원각 대조사님의 법어가 거울처럼 무원스님의 큰얼굴을 비춰주고 있었습니다. 권득용 전 대전문인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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