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이야기] 4월 5일, 하늘이 점차 맑아진다는 '청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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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이야기] 4월 5일, 하늘이 점차 맑아진다는 '청명'

  • 승인 2019-04-04 16:59
  • 수정 2019-04-04 17:30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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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은 24절기 중 다섯 번째 절기로서 한자어 '맑을 청(淸)'자에 '밝을 명(明)'자를 써서 맑고 밝은 봄날을 뜻합니다. 하늘이 차츰 맑아진다는 뜻인데요. '청명'은 음력으로는 3월에, 양력으로는 4월 5~6일 무렵에 들고 태양의 황경(黃經)이 15도에 있을 때입니다. 이날은 한식(寒食) 하루 전날이거나 같은 날일 수 있으며,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청명 15일 동안을 5일씩 3후(候)로 나누어 초후(初候)에는 오동나무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중후(中候)에는 들쥐 대신 종달새가 나타나며, 말후(末候)에는 무지개가 처음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청명조(淸明條)의 기록에 따르면, 이날 버드나무와 느릅나무를 비벼 새 불을 일으켜 임금에게 바치며, 임금은 이 불을 정승과 판서를 비롯한 문무백관 그리고 360 고을의 수령에게 나눠줬답니다. 이를 '사화(賜火)'라고 하는데요. 수령들은 한식날에 다시 이 불을 백성에게 나누어주는데, 묵은 불을 끄고 새 불을 기다리는 동안 밥을 지을 수 없어 찬밥을 먹는다고 해서 한식이라고 했답니다.

『열양세시기(洌陽歲時記)』에서는 불을 나눠주는 일을 한식조(寒食條)에 기록하고, 청명에 대해선 언급이 없습니다. 청명과 한식은 흔히 같은 날이어서 뒤섞이는 경우가 많아 오늘날 민간에서도 뚜렷한 구분 없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청명 즈음에는 논밭의 흙을 고르는 가래질을 시작하며 논농사 할 준비작업을 했습니다. 청명이 되면서 봄밭갈이를 시작했는데요. 청명은 농사력의 기준이 되는 24절기의 하나로 날씨와 관련된 속신이 많습니다. 청명이나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그 해 농사가 잘 되고 좋지 않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다고 점쳤습니다. 

 

바닷가에서는 청명과 한식에 날씨가 좋으면 어종이 많아져 어획량이 증가해 날씨가 좋기를 기대한 반면 바람이 불면 좋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파도가 세게 치면 물고기가 흔하고, 날씨가 맑아도 물밑에서 파도가 치는 경우가 많았답니다.

이에 비해 경남 사천에서는 청명에 날씨가 어두워야 그 해 농작물에 풍년이 들고 너무 맑으면 농사가 잘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답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청명에 나무를 심는데 특히 '내 나무'라 하여 자녀가 혼인할 때 장농을 만들어 줄 재목감으로 나무를 심었습니다. 성묘(省墓)를 가기도 했고요. 

 

제주도에서는 청명이나 한식은 지상에 있는 신들이 하늘로 올라간 날이라 특별히 택일(擇日)을 하지 않고도 산소를 돌보거나 이장(移葬)을 해도 좋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청명은 손 없는 날로 여겨 묘자리 고치기나 비석 세우기, 집 고치기 등 아무 일이나 해도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명과 관련한 속담 중에 '청명에 죽으나 한식에 죽으나'라는 속담이 있는데요. 한식과 쳥명은 보통 하루 차이라 하루 빨리 죽으나 늦게 죽으나 별 차이가 없음을 일컫는 속담입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도긴개긴', '오십보백보' 등으로 모두 별 차이가 없음을 나타낼 때 쓰이는 속담들이 있습니다.

 

<자료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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