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미술관은 5일부터 6월 30일까지 '이응노, 드로잉의 기술' 전시회를 기획했다.
일반적으로 드로잉은 미완성의 개념이 강했다. 이번 전시회는 드로잉도 하나의 온전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을 목적으로 구상됐다.
이연우 학예연구사는 “드로잉은 작가의 숙련의 과정이거나, 머리 속의 구상을 정리한 것”이라며 “의미없는 드로잉이 아닌 작품의 배치와 구도를 위한 연습의 과정이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소장품 중 최초로 드로잉과 스케치 100여 점 등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이응노 화백의 새로운 미술 세계를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1전시실은 군상과 전통기물을 주제로 한 드로잉과 조각, 오브제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상호 학예연구팀장은 “프랑스 신문 위에 수묵으로 드로잉 한 작품이 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이응노 화백의 대표 작품 중 하나는 문자추상이다. 이번 드로잉 전에서는 한자와 한글 외에도 아랍어를 활용해 문자 해체와 조형적 특징을 연구하려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몇몇 드로잉 작품에는 아랍어를 추상한 것이라는 이 화백의 기록이 남아 있다.
3전시실은 풍경 드로잉을 주제로 했다. 1930~40년대 이 화백의 화풍과 함께 행적을 알 수 있는 자료다. 실제로 풍경 드로잉 작품 모퉁이에는 날짜와 장소가 쓰여있다. 부여와 공주, 경성, 동경 등 이 화백이 곳곳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그의 대표작인 '생맥'에 두드러지는 특징이 이 시기부터 작품에 드러나 있다.
이연우 학예연구사는 "미공개 작품을 시민들에게 더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했다"며 "드로잉 자체가 하나의 온전한 작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전시회를 구성했다. 이응노 선생의 높은 예술 수준을 실감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기획전의 연계 행사로 5일 이응노미술관 로비에서 학술세미나를 열고,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이응노 톡(Talk)을 진행한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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