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제공 |
양차 대전 사이인 1920년대 말. 금융계 거물 마르셀 페리쿠르가 별세한다. 고인 마르셀이 남긴 유산은 1000만 프랑의 유산과 250만 프랑 상당의 저택. 딸 마들렌과 그의 아들 폴이 90% 이상을 분배받기로 한다.
공화국 대통령도 예를 갖추러 참석할 정도로 성대한 장례식이 치러지던 날. 마들렌의 아들 폴이 장례식장 3층에서 뛰어내린다. 장례식장은 엉망이 되고 폴은 하반신 마비가 된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고 왜 뛰어 내렸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한편, 유산을 적게 받은 삼촌과 은행장은 마들렌을 망하게 할 계획을 세운다. 그들은 거짓 정보와 심리전으로 마들렌을 조종해 전 재산을 루마니아 유전에 밀어 넣게 만들고, 자신들은 이라크 유전에 투자한다. 그들의 예상대로 루마니아 석유 컨소시엄이 붕괴되고 마들렌은 전 재산을 잃는다. 분노한 마들렌은 복수를 준비하고, 이때 아들 폴의 고백을 듣게 된다.
피에르 르메트르의 소설 『화재의 색』은 1920~1930년대의 어지럽고 부패한 시대상을 배경으로, 주변 사람들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이 원수들 한 명 한 명에게 복수해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옮긴이의 말처럼 마들렌이 '원수들을 하나하나, 마치 손톱으로 이를 한 마리 한 마리 꾹꾹 눌러 죽이듯 철저하게 응징해 가는 모습은 시원하다 못 해 등골이 서늘할 정도다.' 알렉상드르 뒤마를 스승이라고 부르는 작가답게, 복수의 고전 『몬테크리스토 백작』을 연상하게도 한다. 현재까지 프랑스에서만 35만 부 이상이 판매됐으며 19개 국어로 출간되거나 번역 중이다.
박새롬 기자 onoin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