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이 문학, 미술, 연극, 무용, 음악 등 모든 장르의 문화 정보를 축적하고 디지털화해 시민들에 자료를 제공할 목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관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
전국 상위권의 실력을 갖춘 대전예술단, 대전시립미술관 전국 유일 이응노 미술관, 대전예총과 민예총 등 대전의 문화적 콘텐츠는 다양하지만, 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체계는 갖춰지지 않았다.
타 시도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문화예술 아카이브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대전의 경우 기존에 갖춰져 있는 페이지조차 제대로 운영 못하는 실정이다.
대전문화재단이 관리하는 대전문화아카이브는 인물·단체 DB, 문화자료 DB, 기사·평론 DB, 문화공간으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3일 직접 확인해 본 아카이브엔 최신 자료는 찾아 볼 수 없었다.
가장 최신 자료가 인물·단체 카테고리의 문화예술인 부분이었는데, 마지막 게시물 등록일이 2016년 5월이었다. 문화예술사업체 기획사 부분은 무려 2011년 7월에 멈춰 있었다. 문화예술인, 예술강사, 문화예술단체 또한 2014년 이후 자료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문화자료 DB는 더욱 허술했다. 데이터 업데이트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희곡·시나리오, 수필, 아동문학 등 자료가 아예 등록되지 않은 분야도 부지기수였다. 미술은 회화를 비롯해 11가지 분야로 분류돼 있지만, 자료가 있는 항목은 4개 뿐이고 그마저도 6년 전 데이터였다. 무용은 다섯 가지 분야 중 한국무용만 유일하게 콘텐츠가 등록돼 있었다. 영화, 애니메이션 등을 포함하는 '영상'은 등록된 데이터가 없었다.
기사·평론 카테고리도 다양한 정보를 얻기에는 부족했다. 지역 언론사에서는 문화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지면을 제작하고 있지만 이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부산문화재단 전자아카이브는 기본 DB는 물론이고 시대별 부산문화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체계적으로 정리해둬 벤치마킹의 좋은 사례로 보인다. 지역 문화축제 카테고리는 2005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했던 공연들을 정리했고, 권역별 문화지도를 제공하면서 지역별로 어떤 예술인이 활동하고 있는지, 문화시설은 무엇이 있는지 관광의 도시다운 면모를 콘텐츠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대전문화재단 관계자는 "2012년 문화예술 발간물로 시작해 예술인이 직접 등록하는 방식으로 운영을 했다"며 "2014년까지 활용하다가 예산 부족 문제로 홈페이지 운영을 종료했고, 지난해 10월 통합 홈페이지 개편을 하면서 아카이브로 전환해 다시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8개의 통합 홈페이지를 운영하려면 예산이 한 달에 200만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올해 상반기 중에는 리뉴얼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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