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다문화] 키르기스스탄 바키예바 누리자씨와 시부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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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다문화] 키르기스스탄 바키예바 누리자씨와 시부모 이야기

  • 승인 2019-04-03 10:44
  • 신문게재 2019-04-04 11면
  • 박태구 기자박태구 기자
바키예바 누리자 시부모님1
키르기스스탄 출신 며느리 바키예바 누리자 씨의 시부모.
바키예바 누리자 시부모님2
키르기스스탄 출신 며느리 바키예바 누리자 씨의 시부모.
"타국에 혼자 와서 생활하는 며느리를 보면 마음이 뜨거워져요."

한국 생활 3년차인 키르기스스탄 출신 며느리 바키예바 누리자 씨와 시아버지 손상선 씨와의 동구 세천동에서 만나 나누었던 인터뷰를 소개합니다.



-남편과 어떻게 처음 만나셨어요?

▲시아주버님이 키르기스스탄에 있는 세종학당에 계셨는데 가끔 세종학당에 방문했던 제가 마음에 드셨는지 한국에 있던 막냇동생을 소개해줬고, 키르기스스탄에서 첫 만남 후 8개월여 연락하면서 사랑을 키워나갔어요.





-아드님의 국제결혼을 처음에 어떻게 생각하셨고, 지금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아들이 늦은 나이에 결혼했기 때문에 기쁘기도 했지만, 국제결혼이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잘 적응할지 걱정이 많았어요. 그렇지만 며느리가 워낙 싹싹하고 식구들에게도 잘하니까 지금은 모든 가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어요. 이웃 사람들도 며느리 잘 얻었다고 칭찬을 많이 해요.



-두 분 모두에게 입국 초기 가정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과 극복 방법을 듣고 싶네요.

▲시아버지: 한국 생활 처음 얼마간은 의사소통에 불편이 있긴 했지만, 며느리가 동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국어 수업을 열심히 들으면서 한국어가 빨리 늘었어요. 문화적인 차이로 본의 아니게 며느리를 울린 적도 있었는데 젊은 세대인 딸과 아들이 중간에서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시켜서 넘어간 적도 있었어요. 제가 무뚝뚝해서 말로 표현을 잘하진 못 해도 다행히 며느리가 내 마음을 잘 이해해 주는 것 같아요.

▲누리자: 처음에 저는 한국의 날씨와 습도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어요. 제 고향은 습도가 낮거든요. 그리고 한식 식사도 적응이 힘들어서 한동안 빵을 주식으로 먹었어요. 지금은 김치찌개나 어머님 음식은 잘 먹는 편이에요. 저는 아빠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아빠 없이 자랐어요. 시아버님이 말은 별로 없으시지만 아이스크림과 과일 등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챙겨 주시고 조용히 지켜봐 주세요. 아버님을 비롯해 모든 가족들의 사랑이 한국 생활을 견디게 하는 힘인 것 같아요.



-서로에게 고마운 점과 바라는 점이 있나요?

▲시아버지: 얼마 전에 아내(시어머니)가 아팠는데 혼자 와서 김치찌개를 끓여 놓고 가서 너무 기특했어요. 안부 전화도 하루에 한 번씩 하고 깔끔하게 살림 잘하는 것도 참 고마워요. 며느리에게 바라는 것은 지금 임신 5개월 차인데 앞으로 아이 낳아서 잘 키우고 부부가 마음 맞게 계속 행복하게 산다면 더 바랄게 없겠네요.

▲누리자: 저를 딸처럼, 손녀처럼 항상 예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처럼 두 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라요.



- 아버님, 행복한 가정생활을 위해 다른 다문화 가정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시아버지: 큰 며느리가 언젠가 "먼 데서 시집 와서 타국에서 혼자 생활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을 하면 마음이 뜨거워져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저희 식구들 다 그런 마음으로 며느리의 노력에 감사하고 칭찬하려고 해요. 또 '이제 한국 사람과 결혼했으니까 한국 문화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라'고 강요하거나 간섭하지 않아요. 저희가 솔선수범하면서 며느리가 자연스럽게 배우게 하는 거죠.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아요.

카스모바 굴나즈(키르기스스탄), 이미경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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