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대전을 미식관광 명품도시로

  • 오피니언
  • 프리즘

[프리즘] 대전을 미식관광 명품도시로

이현재 대덕대 호텔외식서비스과 교수

  • 승인 2019-04-02 08:54
  • 신문게재 2019-04-03 23면
  • 방원기 기자방원기 기자
이현재 교수
이현재 대덕대 호텔외식서비스과 교수
먹는 즐거움은 여행의 맛을 절정으로 끌어올린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음식은 인간생활의 필수요소로서 생명 유지와 삶의 즐거움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문화의 한 측면으로 본다면 지역 간 문화 차이에 기인한 정체성(identity)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또한, 음식은 다른 나라나 도시를 여행할 때 가장 빠르고 쉽게 그 나라, 그 도시만의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기에 이제 음식관광은 관광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관광명소 위주로 여행했지만, 요즘 사람들은 자기 취향에 맞춰서 좀 더 마이크로 한 여행을 떠나곤 한다. 이에 발맞추어 여러 도시에서는 그 도시에서 특별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관광상품을 만들고 있다. 제주도의 경우, 여러 가지 술을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제주 주류' 여행, 제주의 다양한 음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을 즐기는 '미식 여행지'로서 주목받고 있다.

세계적인 관광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음식문화를 관광자원으로서 그 가치를 인식하여 음식문화를 상품화하여 외래 관광객들에게 어필하고 있으며, 음식의 본고장에서는 식도락관광(gourmet tourism), 미식 관광(gastronomic tourism), 요리관광(culinary tourism), 농촌/도시 관광(rural/urban tourism)으로 음식을 여행의 보조적 측면이 아닌 관광객을 유인하는 문화자원으로 그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음식을 관광 상품화하여 관광객 유치에 다각적인 노력을 시행하고 있다.

이렇듯 음식관광이 중요하게 여겨진 관광선진국과 달리,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체계적인 음식관광에 대한 정책이나 전략이 미흡하여 관광상품으로서 그 가치가 제대로 인정되지 못하였고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몇몇 맛집을 브랜드화한 음식관광이 존재하고 있다. 이는 음식을 관광의 주요 자원으로 평가하기보다는 관광의 부수적인 요소로 여겨왔기 때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2018)가 시행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상당수가 한국에서 쇼핑과 자연풍경, 그리고 음식/미식 탐방 등의 프로그램 참여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의 쇼핑 품목 중 식료품과 인삼/한약재, 그리고 김치는 항상 상위권 쇼핑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으며, 한국음식에 대한 만족도 역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앞으로 음식을 기반으로 한 체험, 축제, 식자재 쇼핑을 포함한 음식관광이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관광 상품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레스토랑 평가안내서인 '미슐랭(미쉐린 · Michelin)가이드 서울 편에서 2016년 첫 3 스타(별)를 받은 곳이 한식당인 '신라호텔 라연'과 '청담동의 가온'이다. 별 3개를 얻은 식당은 '요리가 매우 훌륭해 맛을 보기 위해 특별한 여행을 떠날 가치가 있는 식당'이라고 여겨진다. 한국은 2016년 서울편 발간으로 전 세계에서 28번째,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4번째 미슐랭 가이드 발간 국가가 되었다. 이렇듯 한식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기에 식문화를 활용한 '미식 관광' 활성화는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노스탤지어(nostalgia)는 '과거에 대한 감성적인 그리움'을 말하는데 '음식을 통한 노스탤지어'를 떠올리게 하는 건 어떨까? 방문한 국가에서, 도시에서 경험하고 기억된 음식이 정보로 저장되어 다시 그 음식을 접하고 싶은 감정을 일으키게 하거나 과거의 특별한 여행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 나라, 도시를 다시 방문하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최근 영화 '극한직업'의 흥행과 더불어 수원이 '수원왕갈비통닭'을 먹기 위한 미식 여행가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고 한다.

'미식'과 '감성'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하여 '대전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거나 '저렴하지만 맛있고 스토리를 담고 있는 친근한 음식'을 활용한 미식 관광상품이 대전에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3.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대전다문화] 여러 나라의 전화 받을 때의 표현 알아보기
  5. [대전다문화] 달라서 좋아? 달라도 좋아!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