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박물관 전경. |
개관 6년 차를 맞이한 대전시립박물관의 운영 방향성과 함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대전시의 역사성을 잘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역사전문도서관은 지난달 시정 질의에서 구본환(더불어민주당·유성구 4) 의원이 건립을 제기하면서 속도가 붙었다.
구 의원은 "박물관은 도시의 자존심이자 역사다. 그러나 대전에는 이런 공간을 찾아 볼 수 없다”며 "대전시립박물관 내에 역사전문도서관이 조성될 경우 시민들의 역사의식을 고취는 물론 자존심까지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전시립박물관은 상설 전시로 대전시의 역사를 선보이고 있지만, 대전만의 특색있는 전시 아이템은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대전의 역사를 담았다기 보다는 대전을 대표하는 몇몇 조선 유학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시립박물관의 역할론에 대한 문제점은 늘 제기돼 왔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찾아가 본 대전시립박물관은 주말임에도 관람객 없이 한적했다.
특별전시 '1519 선비의 화-김정과 그의 조선'이 진행중이였지만 도슨트 설명을 듣는 시민은 두 명이 전부였다. A동 1층 '2018 어린이 체험전시-벽돌공장에 놀러 간 아기돼지' 전시장 역시 한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서울역사박물관은 조선시대 서울부터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 일제강점기의 서울, 고도성장기 서울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서울’이라는 주제로 상설전시를 열고 있었다. 홈페이지에는 서울역사아카이브를 운영하면서 서울학과 관련된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보존하려는 노력도 엿보였다.
인천시립박물관도 대전시립박물관는 달랐다. 시립박물관, 검단선사박물관, 한국이민사박물관, 인천도시역사관 등 각 분야별로 세분화해 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었다. 인천도시역사관은 개항 이후부터 광복까지 인천의 형성과 변경 과정을 근대도시관을 통해 전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대전시립박물관은 시의 뿌리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물은 빈약하고, 시의 역사와 관련된 장서가 있음에도 열람하는 과정부터가 어려웠다.
대전시는 지난달 시정질의에서 제기된 역사전문도서관 건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빠르면 올해 10월께 북카페 형태의 역사도서 열람실이 생길 수 있다는 답변이다.
하지만 운영방식을 두고는 이견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시정질의 답변을 통해 "대전시립박물관의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또 약 1만 권의 역사 장서가 있으나 열람이 어렵다는 것도 인지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북카페 형태의 열람시설이 구축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구 의원은 도서관 형태가 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 의원은 “북카페와 도서관은 분명히 다르다. 동네마다 도서관은 많지만 대전시의 역사를 '전문'으로 다루는 도서관은 없다”며 “대전에는 신채호 선생 등 역사적인 인물이 많다. 이런 인물들의 자료 등 전문 장서를 구비해 열람할 수 있는 전문도서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영환 대전시립박물관장은 "현재로써는 전문 도서관의 역할을 한다고 보기엔 어렵겠지만, 빠르면 10월께 보유 장서를 시민들이 열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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