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극단 설립을 위한 공론화 준비위원회(TF)는 첫 토론회에서 '대전시립극단이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연극인들과 토론했다. 이날 현장에는 극단 관계자는 물론 연극인들까지 약 7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토론 열기를 이어갔다.
복영환 대전연극인협회장은 “대전시립극단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 옛날처럼 밀실에서 만들어지면 속도는 빨라지겠지만 결국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대전연극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전연극인들은 이날 시립극단의 필요성을 두고 대전시민에게 수준높은 연극을 선보일 수 있다는 희망을 설립 취지로 꼽았다.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작품중심제로 간다면 예산이 확보된 가운데 일정 제작비를 가지고 개런티를 받아서 좋은 작품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는 곧 1년 열두 달 대전 곳곳의 소극장에서 좋은 연극을 무대에 올릴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극계 원로들은 대전시립극단이 설립되면 지역의 연극인들의 무대가 확장돼 지역인재 유출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한 연극인은 “젊은이들이 설 무대가 없어 서울로 타 지역으로 옮겨간다. 시립극단이 세워지면 지역의 연극인을 키워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사무국과 연습실을 대전예술의전당에 둘 것이냐, 원도심에 둘 것이냐도 풀어야 할 숙제다. 연극인들은 소극장이 몰려있는 원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원도심에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어 예술감독제 또는 상임연출제, 단원중심제 혹은 작품중심제도 앞으로 토론을 통해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힌다.
복영환 회장은 “여러 방법론이 나와서 좋았다. 틀에 박힌 답변보다는 지금 현시점에 맞는 시립극단 설립을 위한 의견들이 나와 긍정적인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 시립극단 TF팀은 3월 토론회에서 종합된 내용과 국내외 사례를 정리해 4월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 예정이다. 이후 6~7월께에는 창단 공청회를 통해 최종적인 시립극단 설립안을 만들어 대전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날 연극인들은 점점 위축되는 대전의 극단과 대전시립극단이 어떻게 융합되고 상생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눴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