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지난 19일 청정연료 복합발전시설 건설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제공=대전시 |
장밋빛 경제효과를 내세워 밀실·졸속 행정 논란과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를 막아보려 했지만, 지역 주민과 정치권, 학계, 시민단체 등에게 뭇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추진해온 각종 현안사업마다 '폭넓은 의견수렴' 등을 이유로 제동을 걸어온 대전시가 LNG 발전소 만큼은 ‘속전속결’로 추진하면서 궁금증까지 커지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 19일 허태정 대전시장과 김병숙 서부발전㈜ 사장, 유영균 대전도시공사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청정연료' 복합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은밀하게' 주민설명회를 연지 5일 만이다.
이번 협약을 체결하면서 대전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은 2022년 7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천연가스 발전시설 1000MW급, 수소연료전지 150MW, 태양광 2MW 발전시설을 건설하고 대전시가 사용하는 60%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번 투자 유치로 대전시는▲건설 기간(42개월) 동안 연간 8만 5000명 일자리 창출 ▲ 이전가족 460명 인구 유입 ▲ 최소 658억 원의 세수증대(30년 누적기준) ▲ 320억 원(누적)의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통해 도시균형발전 등의 유치 효과를 예상했다.
하지만 논란이 일면서 곳곳에서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김인식 대전시의원은 최근 열린 대전시의회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아무런 공론화 없이 추진되는 평촌산업단지 LNG 발전소 유치는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회가 열린 본회의장에는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 방청석에서 사업중지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김인식 의원이 발언이 끝났을 때 발언에 공감하는 박수를 치며 시의 발전소 건립에 격하게 반발했다.
이후 대전시 고위 공무원이 5분 발언을 한 김인식 의원을 찾아가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감정적으로 변질돼 마찰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지역 정치권도 반대행렬에 동참했다.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은 성명서를 통해 "시민과의 소통은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꼼수와 일방적인 밀어붙이기 시정이 일상화가 됐다"고 허태정 시장의 행정력을 꼬집었다.
김경석 서구의회 부의장을 비롯한 서구의원들은 LNG 발전소 설립 추진을 반대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앞서, 대전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도 "LNG 발전소 가동 시 미세먼지는 석탄발전의 4분의 1~8분의 1 정도를 배출하며 질소산화물은 동일하게 배출된다"며 대책위원회 구성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초반에는 허태정 대전시장은 물론 대전시가 일자리 창출, 청정연료 등을 내세웠지만, 반발이 확산되자 대전시가 입을 닫고 조용하게 지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논의할 부분인데, 시에서 단순히 설명만 해놓고 다음날 다른 곳에서 우리가 협조했다라고 발표했다”며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LNG 발전소 유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은환 기자 p01099725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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