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기의 행복찾기] 아프지 말아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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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기의 행복찾기] 아프지 말아야 하는 이유

박광기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19-03-29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지난 주 참 많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몸의 통증이 그대로 남아 있어 고통스럽습니다. 평소 몸이 아프더라도 여간해서는 병원에 가지 않지만, 지난 주 목요일 새벽 택시를 불러 병원에 가서 자진해서 입원을 했습니다. 대학시절 운동을 하다 다친 디스크가 내내 말썽을 부려 돌출된 디스크 판막을 제거하는 시술도 받았지만 이내 재발하고 조심한다고 해도 가끔씩 통증으로 불편함을 겪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하게 다친 것도 아닌데 자고 일어나니 다리와 고관절 부위의 통증이 너무 심해 일어나거나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수업을 해야 하고 또 학교에서 맡은 보직으로 인해 해야 할 일이 많아졌기에 통증에도 불구하고 평소와 같이 학교에 가서 일을 해야 했기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결국 지난 수요일 오후 우리 대학 한방병원에 가서 진료와 치료를 받았습니다. 진료를 해 주신 원장님의 첫마디가 입원을 해야 한다고 하셨지만, 당일 저녁 행사 참석도 해야 했고, 또 다른 일로 인해 통원치료를 받겠다고 했지만, 밤새 더 심해지는 통증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목요일 새벽에 한방병원에 입원해서 주말 내내 병원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의 몸을 가누지도 일어나지도 못했던 상태가 병원입원 후 지속된 치료와 처치, 그리고 친절하고 자상한 병원의 간호 덕에 월요일 아침에 통증은 아직 남아 있지만 그래도 걸어서 퇴원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못해 지팡이를 짚고 거동을 해야 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이만 한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한방병원에 입원해서 하루 종일 병상에 누워 오랜만에 참 많은 생각을 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비록 몸의 통증은 있지만 이렇게 다른 일을 생각하고 걱정하고 염려하지 않고 하루 종일 누워서 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에 있는 가족들의 걱정도 매우 컸던 모양입니다. 아내와 아들이 자신들이 직장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일을 미루고 휴가를 내서 바로 내려오겠다고 했습니다. 절대 그러지 말고 어차피 주말이면 내려오니 평소와 같이 하면 된다고 당부했지만, 가족들이 금요일 오후 급히 내려와 보살펴 주어 한편으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습니다. 특히 아무 준비 없이 입원하는 바람에 병실에서 사용할 물품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세세한 것까지 챙겨주고 또 바쁜 중에도 점심시간을 이용해 방문해 주신 대학원 부원장님, 팀장님 그리고 직원 분들이 정말 고맙고 미안했습니다.

예전에도 몸이 아파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지만, 그 때에는 솔직히 말해 가족들을 포함해서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함보다는 좀 더 잘 챙겨주지 않음에 섭섭함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번에 입원해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볼수록 내가 아픔으로 인해서 가족들과 직원들 그리고 다른 주위 분들에게 본의 아닌 피해와 걱정을 드리는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입원으로 인해서 생기는 업무의 공백도 그렇고, 내가 해야만 하는 일을 다른 분들이 해야 하는 경우도 생겨 부담을 준 것 같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나로 인해서 다른 분들에게 부담과 피해를 준 것입니다. 살면서 이런 경우를 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평소 몸의 아픔이나 통증보다 더 아픈 것이 마음의 아픔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막상 병원에 입원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니, 건강을 해쳐서 몸이 아픈 것이 마음의 아픔만큼 심각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몸이 느끼는 통증이나 고통이 과거보다 더 크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고, 과거보다 회복하는 속도 또한 늦어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리고 과거에는 몸의 통증이나 고통보다도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지연되고 쌓이는 것이 더 힘들게 느껴져서 아픔에도 불구하고 병원을 가지 않고 견디는 것도 다반사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몸이 아프고 고통이나 통증이 오게 되면, 모든 것이 싫어지고 귀찮아지게 되고 다른 것은 신경을 쓰기조차 힘들어지게 되었습니다.

몸의 건강과 생물학적 변화는 몸의 고통이나 통증이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하게 하고 버리고 잊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몸에 일어나는 건강의 변화는 정신적인 사고의 틀도 변화시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제 정신이나 마음을 지배하고 극복하는 것보다 몸의 고통과 통증을 없애는 것이 우선시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서 시간의 변화에 따른 몸의 변화에 대한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난 주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서 내 건강으로 인해서 가족들과 다른 분들에게 본의 아닌 걱정과 염려 그리고 피해를 주게 된다는 점을 느끼면서 미안함을 버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아주 어릴 때 학교에 붙어 있던 '체력은 국력'이라던가 '몸의 건강이 정신의 건강을 가져온다'라는 표어가 당시에는 그다지 의미 있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제 그 의미를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몸이 아픈 것이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으로 인해서 원하지 않은 변화와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고, 나로 인해서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 당연함에도 인지하지 못한 것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가 아프지 말아야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몸이 아파 병원신세를 지게 될 경우 발생하는 경제적인 손실 또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내 경우 실손 보험에 가입해 두었지만, 보상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에 몸이 아파 병원신세를 지게 되면서 앞으로 무조건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견딜 수 없는 통증과 고통은 정말 힘도 들었고, 이런 고통이 우리의 삶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실 아주 미미한 시간의 흐름에 불과하겠지만, 그 고통과 통증을 이겨낼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면, 그것은 미미한 시간의 흐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남은 삶의 시간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당연한 이치를 이제야 비로소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절대로 아프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비록 아프다는 것이 몸의 고통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충격이나 고통도 있겠지만, 우선은 몸의 건강을 잘 챙겨 아프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병원에서 퇴원은 했지만, 아직도 사실 많이 고통스럽고 통증도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빨리 이와 같은 몸의 고통을 이겨낼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반드시 건강에 유의 하시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주말되시길 기원합니다.

대전대학교 대학원장,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광기 올림

박광기교수-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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