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순종과 불순종- 우생마사(牛生馬死)에서 얻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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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톡] 순종과 불순종- 우생마사(牛生馬死)에서 얻는 교훈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29 09:27
  • 수정 2019-03-29 09:3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김용복-1

하나님 말씀에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 듣는 것이 숫양의 기름보다 나으니 이는 거역하는 것은 점치는 죄와 같고 완고한 것은 사신 우상에게 절하는 죄와 같음이라”고 하였다.

 

그런데 보자. 자연에 순종하며 사는 소(牛)의 지혜를.

 

서기184∼280년 중국 대륙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집필한 중국의 대표적인 고전소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유비가 산적을 토벌하고 두목이 타던 적로마(馰盧馬)를 얻었다. 적로마(馰盧馬)는 특별히 어떤 말의 이름이라기보다는 이마에 있는 하얀색 반점이 말의 얼굴을 가로질러 입 주위까지 쭉 내려와 있는 말을 일반적으로 적로마(馰盧馬)라고 부른다.

 

이마에 흰점이 박힌 말은 주위에서는 주인에게 화를 불러오는 흉마라며 타지 말라고 만류했지만 유비는 애마로 삼았다.

 

하루는 유비가 자신을 죽이려는 무리에 쫓겨 도망쳐야 했다. 이 때 적로마(馰盧馬)가 깊고 넓은 강물을 단숨에 헤엄쳐 건너는 덕분에 추격자들을 따돌렸다고 한다.

 

하지만 말의 헤엄 재주는 물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온다.

 

평상시에 말과 소를 아주 커다란 저수지에 동시에 밀어 넣으면 둘 다 헤엄쳐서 뭍으로 나온다. 말의 헤엄 속도가 훨씬 빨라 거의 소의 두 배의 속도로 땅을 밟는다. 네 발 달린 짐승으로 말은 신기할 정도로 헤엄을 아주 잘 친다.

 

그런데, 장마기에 큰 물이 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소와 말을 동시에 던져 보면, 소는 살아서 나오는데, 말은 익사하고 만다. 그 이유는 말은 헤엄은 잘 치지만 강한 물살이 떠미니까 그 물살을 이겨 내려고 물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가려고 한다.

 

1미터 전진 하다가 물살에 밀려서 다시 1미터 후퇴를 반복하게 되는데 한 20분 정도 헤엄치면 제 자리에서 맴돌다가 지쳐서 물을 마시고 익사해 버린다.

 

그렇지만 소는 절대로 물살을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

 

그냥 물살을 등에 지고 같이 떠내려간다.

 

저러다 죽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10미터 떠내려가는 와중에 1미터 강가로, 10미터 떠 내려 가다가 또 1미터 강가로 그렇게 한 2~3 킬로 내려가다 어느새 강가의 얕은 모래밭에 발이 닿고 나서야 엉금엉금 걸어 나온다.

 

신기한 일이다.

 

헤엄을 두 배나 잘 치는 말은, 물살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고 말지만 헤엄이 둔한 소는 물살에 편승해서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지게 된다. 바로 이를 가르켜 '우생마사'라고 한다.

 

소의 지혜는 우보천리(牛步千里), 우공이산(牛公移山)의 성어로도 표현된다.

 

서두르지 않고 소처럼 묵묵히 나아가다 보면 제 한목숨을 건지고 천 리에 이르며 산(山)을 옮긴다는 이야기다.

 

세상사가 순조로울 때만 있는 게 아니다.

 

일이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어느 순간 실타래처럼 꼬여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렵고 힘들수록 호흡을 가다듬어 흐름을 거스르기 보다는 오히려 그에 순응해 묵묵히 나아가는 소의 지혜가 필요하다.

 

인생을 살다 보면 일이 순조롭게 잘 풀릴 때도 있지만, 어떤 때는 일이 아무리 애써도 꼬이기만 할 때도 많다.

 

어렵고 힘든 상황일 때 흐름을 거스르지 말고 소와 같은 지혜를 가지는 삶을 살아야겠다.

 

이사야 1:19 "너희가 즐겨 순종하면 땅의 아름다운 소산을 먹을 것이요."

 

롬16:19 "너희 순종함이 모든 사람에게 들리는지라. 그러므로 내가 너희를 인하여 기뻐하노니."

 

하나님을 진심으로 믿는다고 자부하면서도 때론 이 말씀을 잊고 살 때가 많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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