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시공사 선정 잘될까

참여의사 보인 업체 발뺄 가능성도
메이저 업체 여러 곳 견적중
PF 이뤄지려면 시공사 선정 관건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이 5월로 예정된 인허가를 얻기 위한 최대 관건인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보증금 지연 지급과 출자자 확대 등의 과정에서 심한 자금 압박을 받은 데다, 애초 언급했던 시공사가 발을 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KPIH(대표 송동훈) 측에서 시공사와의 계약 시점으로 예상하는 5월 말까지는 두 달 가량 남았다. 지난해 KPIH가 본계약을 체결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두 가지였다.

바로 재무 투자자의 투자확약서와 시공참여 의사를 보였던 금호산업·현대건설의 책임준공이다. 금호산업과 현대건설은 사업이 시작되면 '책임준공'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실제 시공 계약이 이뤄졌을 때의 얘기다.

일각에서는 시공사 변경 가능성에 우려의 시각을 내놓고 있다.

개발업계 한 인사는 "'책임준공'까지 얘기했던 시공사와 일이 잘 진행됐다면 벌써 시공사가 윤곽이 잡혔어야 한다. 조건이 잘 맞지 않거나 컨소시엄에 추가로 들어가고 싶어 하는 업체가 생겼거나 어떤 변화가 있을 수 있다"며 "시공사 선정이 늦어질수록 전체적으로 속도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자인 KPIH도 두 곳 외에 다른 시공사까지 범위를 넓혔음을 인정한 바 있다.

KPIH 핵심 관계자는 "지금은 금호와 현대건설을 포함해 다른 메이저급 건설사까지 넓혀서 견적을 받고 있다"면서 "오는 5월이면 가닥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상대로 5월 말 건축허가가 난다면 90일 이내에 착공해야 한다.

다만 미래에셋과 리딩투자증권이 확약한 4800억 원에 달하는 PF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 마무리와 함께 시공사 선정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 통상 시공사가 선정되고 나서부터 PF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또 KPIH 쪽으로 유성복합터미널 부지의 토지소유권이 넘어가려면 540억여원에 달하는 잔금을 치르고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이 역시 PF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사실상 인허가 절차 전 시공사 윤곽이 정해져야 사업 성공 여부를 점칠 수 있다는 얘기다.

한창 부지조성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건축 인허가를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본계약 때 의향서를 제출했던 시공사가 아닌 다른 시공사가 참여하게 되는 등 변동사항이 생기면 공사에 공문 등을 통해 통보하게 돼 있다. 아직은 알려온 것은 없고 다양한 견적을 받고 있는 단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PF(프로젝트 파이낸싱)'은 부동산 PF대출에서 일반적으로 이뤄지는데, 시공사가 지급보증을 서는 방식이다. 아파트나 상가, 오피스텔 등을 지으면서 미래에 들어올 분양수익금으로 PF대출을 받고 금융권에서 돈을 대출하는 형태다. 이 돈으로 시행사는 부지매입비나 공사비 등 공사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는 것이다.

KPIH는 유성복합터미널에 721호실에 달하는 오피스텔과 영화관 등 상업시설을 지을 계획으로, 사업제안 당시부터 'PF 방식'으로 추진을 해왔다.
원영미·조훈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