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복합터미널 조감도 |
지난해 계약금 지연 납부로 한 차례 홍역을 겪은 데다, 계약금도 법인이 한꺼번에 내지 않고 5명이 나눠 개별적으로 입금한 것으로 알려져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사업 성패의 핵심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마련하기 위해선 시공사의 책임시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대전시와 도시공사는 물론 KPIH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유성복합터미널은 유성구 구암동 일대에 고속시외버스 터미널과 BRT 환승센터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지난 1월 대전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애초 롯데가 대전도시공사와 협약을 맺고 참여하기로 했다가 2017년 6월 해지된 바 있다. 그해 진행된 두 번째 공모에서 하주실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계약이 무산되면서 후순위 업체이던 KPIH가 지난해 3월 사업권을 확보했다.
대전도시공사는 2개월 후인 5월 KPIH와 터미널사업 본계약을 체결했다. 미래에셋대우와 리딩투자증권으로부터 4800억원의 투자확약서와 함께 시공사가 사업참여 의향을 밝히면서다.
문제는 KPIH의 사업 수행역량이다.
등기부등본상 KPIH의 자본금은 1억 176만원에 불과하다. 계약 당시 법인 지분 소유자는 2명이었지만, 협약이행 보증금을 완납하면서 5명으로 늘었다. 보증금 납부가 지연되면서 급하게 돈을 마련했다는 방증이다. 자본금 1억여원의 법인이 1조원대에 달하는 사업을 가져갔다는 점에서 불안감을 느낄만한 대목이다.
KPIH 측 관계자는 “자금조달 문제는 시공사가 오면 PF 자금이 들어오게 절차가 모두 마련돼 있어 걱정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여러 업체와 견적을 받고 있는 중이다. 5월이면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개발업계 관계자는 "복합터미널은 혈세가 투입되는 사업이다. 돈을 가진 사람이 아무 조건 없이 투자를 하겠느냐"라며 "대전시(도시공사)와 KPIH는 동업자인 만큼 내부적으로 또 어떤 계약관계가 있는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도시공사는 보증금 입금자들을 공개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보증금을 납부한 사람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다수인 건 맞다"라며 "당초 2명에서 투자금을 받아서 주주로 들어가면서 늘어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PIH라는 법인과 계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에 내부적인 지분관계까지는 공사가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했다.
자금 확보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KPIH와 대표가 같은 ‘KPIH안면도'라는 법인이 지난 25일 충남도의 오랜 숙원인 안면도 관광지개발사업 공모에 뛰어들었다.
안면도 관광지 3지구(씨사이드)에 2025년까지 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하고, 사업제안서와 사업신청 보증금 5억원을 제출했다. 이 사업은 30여년 가까이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도전장을 던졌지만, 번번히 무산된 사업일 정도로 만만치 않은 사업이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PF를 일으킬 수 있는 시공사가 선정되지 않으면 사업을 장담할 수 없다”며 “여러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KPIH가 시공사의 참여를 이끌어 낼 지가 성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영미·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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