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돔구장은 서울에 있는 고척돔이 유일한 데다 건립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도 대전이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대전 돔구장 건립은 과도하게 수도권에 집중된 문화체육 인프라 무게중심을 비수도권으로 가져오는 모멘텀으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전체 12개 구단 가운데 6개 구단이 돔구장을 사용할 정도로 돔구장이 보편화 돼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도 3개 구장이 이같은 형태다.
하지만, 38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KBO)는 돔구장이 서울 구로구에 2015년 말 개장한 고척스카이돔이 유일하다. 더구나 비 수도권에는 전무하다. 지방 주민들은 돔구장에서 열리는 야구나 문화행사를 접하려면 최소 한 시간 이상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만 한다.
앞으로도 이같은 상황은 대전시가 풀지 않으면 해결될 가능성은 없다. 비수도권에서 돔구장 건설 가능성이 열려 있는 곳은 올 7월 신축구장 형태를 결정할 예정인 대전이 유일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대구라이온즈파크, 광주기아챔피온스필드, 창원NC파크 등 전국 지자체가 새 야구장을 잇따라 건립했지만 모두 지붕이 없는 개방형 구장이다.
부산시의 경우 서병수 전 시장이 지난해 개폐형 돔구장 건립계획을 밝혔는데, 6·13지방선거에서 개방형 구장 공약을 한 오거돈 후보가 승리하면서 이 논의는 사실상 없던 일이 됐다.
이 때문에 대전에 지어지는 새 야구장이 비 수도권 랜드마크로 손색없는 돔구장이 될는지 아니면 전국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개방형 구장 '원 오브 뎀'(one of them)이 될는지 전국적인 이목이 쏠리고 있다.
대전 돔구장 건립은 지나치게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된 문화체육 인프라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시발점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울산 북구)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문화기반시설 현황'자료에 따르면 2018년 1월 기준 전국 2749개의 문화기반시설 36.8%, 공공도서관 44%, 미술관 40.6% ,박물관 34% 등이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스포츠 경기는 물론 문화, 전시, 공연 등 행사를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으며 상징적인 의미가 큰 돔구장이 국토의 중심 대전에 들어설 경우 비수도권 문화체육 인프라 불균형을 바로잡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도 돔구장 건립 여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전 모 국회의원은 얼마전 중도일보와 만나 "대전 새 야구장 건설을 바라는 지역 여론을 눈여겨 보고 있으며 이같은 점을 허태정 대전시장에게 전할 것"이라고 메신저 역할을 할 것임을 자처했다. 지역 정치권이 돔구장 건설에 힘을 보태고 나선다면 이를 위한 필수과제인 민자유치 등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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