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처럼 사용하던 훈련장을 머지않아 내줘야 하는 상황으로 훈련 차질에 따른 떠돌이 생활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대전방문의 해'를 맞아 야심차게 추진했던 내년 전국대회 유치도 장담할 수 없게 되면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대전육상연맹과 대전체육회 등에 따르면 최근 새 야구장 '베이스볼 드림파크' 입지가 한밭종합운동장으로 발표되자 대전육상계가 하루아침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오랜 기간 한밭종합운동장에서 훈련해온 100여 명의 선수들이 야구장 건립으로 이를 떠나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체육계 일각에선 야구장 부지 선정 등을 주도한 대전시가 이같은 육상계의 처지를 외면한 채 최종결정을 내렸다는 주장으로 앞으로 이 문제는 일파만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대전육상연맹 임원은 25일 대전시를 방문해 대안 마련을 촉구에 나섰지만 서로 간 협의점을 찾지 못했다. 당장 선수들의 피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으로 벌써 지역 육상계가 동요하고 있다.
대전육상연맹 한 임원은 "야구장 건립 발표에 앞서 대체 경기장이 60~70% 건설돼야 하는 게 맞다. 그렇지 않으면 전국체전과 소년체전 등 선수들의 훈련 공백이 생긴다"면서 "그런데 담당 부서는 이러한 과정을 모르고 육상 트랙이 있는 운동장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장을 모르는 어처구니없는 답변"이라고 말했다.
대전시가 제시한 운동장은 충남대 운동장과 관저동 관저체육공원, 대전체고 3곳이다.
이에 대해 육상계는 조목조목 따지며 반발했다. 충남대는 각 종목 운동부와 학생들이 수업해 제대로 훈련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대전체고는 다음 달 트랙 공사에 들어가고 운동선수들이 훈련하게 돼 부상 위험 등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다. 관저체육공원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곳은 보조경기장과 수백여 개에 달하는 운동장비 등을 둬야 하는 장소도 없는 어려움도 있다. 또 다른 육상연맹 관계자는 "트랙이 있는 운동장을 개보수해 사용하도록 한다는데, 사전에 이러한 협의가 이뤄졌어야 한다"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대안을 마련한 다음 공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 시는 '2030아시안게임', '2025년 전국체전' 유치를 대비해 계획하고 있다고 하지만, 당장 선수들 피해가 불가피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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