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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티비의 어느 음악프로에서 양희은이 '하얀 목련'을 불렀다. 차분한 목소리로 상념에 빠져 먼 곳을 응시하며 노래하는 가수의 눈빛. 그런데 어느 순간 양희은의 눈이 촉촉한 물기를 머금었다. 그 순간 가수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지나간 세월, 스친 인연들. 사람과 사람과의 인연은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회한일 수도, 아련한 그리움일 수도, 가슴 아픈 기억일 수도 있겠다.
어느덧 따스한 봄볕 아래 목련꽃이 활짝 피었다. 곧 바람에, 비에 목련꽃도 지겠지. 봄의 서정은 깊어가고 땅에 뚝뚝 떨어진 목련꽃잎들은 이지러저 처참하게 세상을 하직하리라. 우리의 인생도 먼 길을 떠나는 여정이지만 언젠가는 종착역에 다다른다. 그래서 이 봄이 더욱 찬란하고 또 슬픔을 안겨준다. '그대 떠난 봄처럼 다시 목련은 피어나고 아픈 가슴 빈자리엔 하얀 목련이 진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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