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톡] 대전 목민관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문화 톡] 대전 목민관들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3-22 12:23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허태정 대전 시장은 21일 그가 공약(公約)한 대로 프로야구단 한화이글스의 새 홈구장이 될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 건립을 한밭종합운동장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가 공약대로 이행하겠다는 논리를 보면 "한밭종합운동장은 규모 면에서 야구장을 건설하기 적절하고 2025년 개통하는 도시철도 2호선이 통과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으며, 또 기존 운동장 부지에 구장을 짓는 것이어서 사업 실현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부지선정은 스포츠 사업 평가 기관 2곳이 대전역 주변과 대덕구 신대동, 유성구 구암역 인근과 서남부종합스포츠타운 등 후보지 5곳을 대상으로 △입지환경 △접근성 △사업 실현성 △도시 활성화 △경제성 5개 항목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난 몇 개월 동안 보인 대전의 다섯 개 구 목민관들의 모습이 각자 나름대로 자랑스럽게 보여 대전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흐뭇한 마음 금할 수 없었다.

첫째가 초선의 세 구청장들의 모습이다.



허태정 대전 시장이 당선된 후 '베이스볼 드림파크'의 부지 선정기준을 발표하자 이에 대덕구, 동구, 유성구 세 곳의 구청장들은 자기 구에 야구장을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던 것이다. 혹자는 초선 행정관들이라 경험이 미숙하여 자중하지 않았다는 평을 하는 사람도 있으나 초선 목민관이기 때문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흐믓했던 것이다. 나름대로 구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 더욱 자랑스럽고 믿음직했던 것은 2선의 장종태 서구 청장과, 3선의 박용갑 중구청장의 모습이다.

왜 장종태 청장이 새로운 야구장을 서구에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을까? 그것은 허태정 대전 시장에 대한 예우요, 동료 목민관에 대한 신의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는 알고 있었다. 허태정 시장이 후보시절, 기회 있을 때마다 새로운 야구장 건설은 한밭 종합 운동장에 건립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그리고 그는 동료 목민관 박용갑 청장에 대한 예의를 지켰던 것이다.

그는 지난 6년간 서구를 이끌어 오면서 난관에 부딪칠 때마다 말을 앞세우지 않고 슬기롭게 해결하곤 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아왔다. 그래서 서구에 사는 한 사람으로서 신뢰가 갔던 것이다. 가끔 그를 대할 때마다 그의 신중한 태도에서 믿음과 존경이 앞섰던 것이다.

그리고 직접 당사자인 박용갑 중구청장.

그는 목소리를 높여야 할 당사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허시장이 후보 시절 기회 있을 때마다 새로운 야구장 건설은 한밭 종합 운동장에 건립할 것이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묵묵히 기다렸다. 허시장의 약속을 믿고 있었고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25만 구민들께서 저를 믿고 묵묵히 자제하며, 기다려주신 구민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동안 저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대전시민들끼리 대립하고 갈등을 겪는 것이 대전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지금까지 말을 아끼고 결과를 기다려 왔던 것입니다. 앞으로 새 야구장이 잘 건설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고. 돌다리도 두드리며 확인하고 대부분 모든 일을 구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풀어나가는 그는 신중했던 것이다. 그리고 알고 있었을 것이다. 모든 평가항목에서 가장 유리하고 허시장께서 하신 공약(公約)을 꼭 지켜주리라고.

그러니 허시장을 비롯해 다섯 개 구의 목민관들은 그동안 열 올렸던 것을 식히고 다시 단합된 모습을 시민들께 보여주기 바란다. 당선 직후 찾아서 결의를 보였던 현충원을 찾으라. 흰 와이셔츠에 곤색 바지가 아니라도 좋다. 운동복이면 어떻고 등산복 차림이면 어떠랴.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천하난사, 필작어이, 천하대사, 필작어세(天下難事, 必作於易; 天下大事, 必作於細)"라 하였다. 무슨 말인가? 세상의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것에서 시작되고, 천하의 큰일은 반드시 미세한 것에서 비롯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앞으로는 작은 것을 조심하고 미세한 것도 얕보지 말라는 말이다.

'축록자 불견산(逐鹿者不見山)'이란 말도 있다. 사슴을 쫓는 자가 어찌 산을 볼 수 있겠는가? 그러니 눈을 들어 앞에 있는 구민들의 삶을 보기 바란다.

믿는다. 대전시민들이 골라 뽑은 허시장을 비롯해 장종태, 박용갑, 정용래, 황인호, 박정현 목민관들의 단합된 모습을.

김용복/ 극작가, 칼럼니스트

김용복-11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