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상진이 히트시킨 <고향이 좋아>라는 가요다. 1969년도에 '이정표 없는 거리'로 데뷔한 그의 노래는 한동안 향수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가요로 각인됐다. 그러나 지금은 어떠한가?
["인구 10만 명을 사수하라" 초비상 걸린 중소도시들] 3월 19일 한국경제신문에 실린 기사다. 내용은 이렇다.
= "저출산·고령화와 지역산업 침체가 맞물리면서 지방 도시들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최근 경북 상주가 인구 10만 명이 깨진 데 이어 경북 영천, 충남 보령, 경남 밀양 등 10여 개 시가 10만 명 붕괴 위기에 몰렸다.
천년 고도(古都) 충남 공주도 인구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미니 도시로 전락할 처지다.(중략) 공주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두 달 동안에만 400명이 빠져나갔다. (중략) 지방 중소도시들에 인구 10만 명은 반드시 사수해야 할 '마지노선'이다.
2년 안에 인구가 10만 명 이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해당 시청의 국·실이 줄어들고 고위직 직급이 하향 조정된다. 중앙정부가 국세 일부를 떼서 나눠주는 지방교부세도 준다(감소한다). 이 때문에 10만 명 붕괴 위기에 놓인 도시들은 각종 현금 지원은 물론 유모차와 쓰레기봉지 지원까지 당근책으로 내놓으며 눈물겨운 인구 대책을 펴고 있다." =
기사만으로도 충분히 눈물겹다. 더욱이 신문에서 거론한 도시 아홉 곳 중 충남 소재 도시가 세 곳(보령시,공주시, 논산시)이나 된다니 더욱 기가 막혔다. 지난 2월, 경북 상주시 공무원들은 인구 10만 명 선 붕괴의 충격으로 검은 넥타이를 매고 출근해 업무를 보고 있는 사진이 신문에 실려 충격을 주었다.
상주시는 1965년 26만5000명을 정점으로 50여년간 인구 하락세를 보였다고 한다. 다른 지역은 논외로 치고 '우리' 충남지역의 인구 하락세부터 걱정하고 보자.
우선 수도권과 달리 충남지역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라 인구 감소는 불가피한 측면을 지니고 있(었)다. 여기에 세종시라는 '복병'이 가세했다. 공주시의 인구 감소는 세종시가 인구를 빨아들이고 있는 소위 '빨대 효과'가 직격탄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대전시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대전시 인구 150만 명 붕괴의 강력한 흡인력은 새삼 세종시의 빨대 효과를 우려스럽게 한다. 덕분에 세종시 인구는 30만 명을 훌쩍 뛰어넘으며 여전히 욱일승천의 기세로 인구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최근 지인이 또 한 명 세종시로 이사를 갔다. 가뭄에 콩 나듯 만나던 사람이었는데 앞으론 영영 못 볼 듯도 싶어 마음이 불편하다. 지인이 속내를 밝히진 않았지만 세종시로 간 것은 부동산의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둔 어떤 포석이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어떤 상식이다.
여하간 자꾸만 줄고 있는 인구는 해당 지자체로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아닐 수 없다. 이에 필자는 이 글의 제목처럼 인구 증가 아이디어를 진천군에서 벤치마킹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충북 진천군의 인구가 지난 3년 동안 1만 733명이나 늘면서 증가율 15.68%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인구증가는 혁신도시와 아울러 많은 공단의 유치와 조성 덕분으로 보인다. 덕분에 진천군은 벌써부터 '진천시 승격' 카운트다운을 세면서 도시 전체가 활기에 차 있는 느낌이었다. 이는 취재를 위해 진천에 갈 적마다 느끼는 '팩트'다.
인구가 자꾸 줄고 있는 도시에 진천군처럼 혁신도시와 함께 공단의 유치 외에도 교도소 등의 교정시설 유치를 권장하고 싶다. 교정시설은 수용자들의 권익보호와 교정교육, 직업훈련 등 사회적응 능력의 배양을 통하여 건전한 사회복귀를 도모하고자 설치 운영하는 시설을 말한다.
보호감호소와 교도소, 구치소, 소년원, 인성교육소년원 등이 있는데 가족들이 면회를 오는 까닭에 근방의 상권까지 덩달아 매출증대를 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인구 감소가 두드러지는 도시일수록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등 고육책을 동원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하지만 출산장려금을 받아 챙긴 뒤 다시 외지로 나가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을 받기 십상이다. 사족이겠지만 자녀를 낳으면 온전히 잘 기를 수 있는 토양의 마련이 더 시급하다. 그리된다면 <고향이 좋아> 가요를 등장시킨 것처럼 굳이 타지로 이사까지 가는 발걸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홍경석 / 수필가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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