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스프링캠프 참가와 캠프 완주라는 두 가지 목표는 이미 이뤘다. 이제 개막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만 하면 된다.
시범경기에서 잠재력을 뽐낸 만큼 목표 달성 여부는 한용덕 감독의 손에 달렸다.
사실 변우혁은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기대와 달리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3타석에서 홈런 1개와 안타 4개를 때렸다. 연습경기 타율 0.190으로 2할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잠잠했던 방망이는 시범경기부터 터졌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프로무대 첫 홈런을 쏘아 올리며 '차세대 거포'를 입증했다. 이 홈런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2019년 신인이 친 첫 홈런으로 기록됐다.
변우혁은 한화가 치른 총 8경기에서 7게임에 출전했다. 10타석밖에 나서지 않았지만, 3안타를 때렸다. 여기에 홈런 1개가 포함됐다. 시범경기 타율을 0.300으로 마쳤다. 팀 내 일곱 번째 높은 기록이다.
눈에 띄는 건 타점이다. 시범경기에 출전한 한화 선수 중 가장 많은 5타점을 쓸어 담았다. 10개 구단 타자 순위에서도 공동 3위에 올랐다. 올 시즌 신인 중에서 제일 높다.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이며 '미래 4번 타자'로 기대를 모은다.
캠프에서 부진한 모습과 달리 시범경기 좋은 활약을 펼친 변우혁은 "일본에서 연습경기를 치르는 동안 초반 페이스를 끝까지 가져가지 못하면서 느낀 게 많다"며 "캠프에서 돌아와 마음가짐을 새로 잡고 타석에 들어서니 확실히 좋은 결과가 나온 거 같다"고 말했다.
변우혁이 1군 승선을 위한 최대 과제는 변화구 대처로 꼽힌다. 한화 스카우팅 리포터에도 변화구 대처능력이 떨어진다고 표기돼 있다.
한용덕 감독 또한 시범경기에서 이를 눈여겨봤다.
한 감독은 "스카우팅 리포터를 봤을 때 변화구 대처가 안된다고 했다. 시범경기에서 직접 보니 타격자세부터 대처할 수 있는 폼이었다. 안타와 홈런 친 구종 모두 변화구였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부족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당사자인 변우혁도 입을 열었다.
변우혁은 "고등학교 때부터 변화구에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프로에 와보니 약하다(변화구)는 얘기를 듣게 됐다"며 "이런 말에 신경쓰지 말고 타석에서 보여주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뭔가 부족하다는 말에는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시범경기가 끝나면서 이제 개막전 엔트리 명단 발표만 남았다. 변우혁이 올해 세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여부는 몇 일 남지 않았다.
변우혁은 "올해 세운 목표 중 남은 하나가 개막전 엔트리다. 1루 포지션에 쟁쟁한 선배들이 많아 달성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안되더라도 시즌 중반에 올라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올 시즌에 꼭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싶다"고 거포의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한용덕 감독은 변우혁의 입단 동기이자 경쟁자인 노시환을 개막 엔트리에 포함시키기로 마음을 굳혔다. 변우혁에 대해서는 시범경기를 더 치러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다는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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