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성 K-water 연구원 물정책연구소장 |
25년 만에 물관리일원화를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통합물관리를 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천관리 일부가 아직 국토교통부에 남겨져 있으며 물 사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농업용수 관리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에서 담당하고 있다. 기후변화를 대비하고 물관리 효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결정한 수력 전용댐의 관리일원화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또 여전히 개별 지자체 별로 상이한 상수도와 하수도 서비스와 요금 격차도 해소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물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지역별 물 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상수원의 녹조 문제, 섬 지역의 식수문제, 유역 물관리를 위한 재원문제 등 복합적 문제가 남아있다.
이를 위해선 통합물관리라는 당초의 물관리일원화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기존의 관리제도와 체계를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우선적으로 물환경종합 계획, 수자원 장기 종합계획 같은 수량과 수질 분야로 각기 별도로 수립해오던 국가물관리계획을 국가물관리비전에 부합하도록 통합·수립해야 한다. 또 광역 상수도와 지방상수도를 통합 운영해 누수를 줄이고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회복해야 한다.
동시에 지역 간 요금 격차를 해소해 국민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 것도 필요하다. 물관리 일원화의 취지가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댐부터 상수도, 하수도에 이르는 물순환 전반에 걸쳐 수량과 수질을 통합 운영해야 한다. 특히 하수를 활용한 하수재 이용과 도시홍수 예방은 기존의 가뭄과 홍수 같은 재해예방 기능을 한층 강화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물관리기관들 간 중복된 업무를 조정해 집행기능과 감시기능으로 나누는 기능조정이 수행돼야 한다.
지난해 물관리기본법이 국회를 통과한 후 올해 6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물관리기본법의 시행은 우리나라 물관리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물관리일원화는 통합물관리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성과다. 이제는 과거를 아쉬워하기 보다 미래를 위해, 현재 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하는 일을 찾아야 할 때다. 물관리일원화와 통합물관리는 결국 모든 국민이 '언제나 어디서나 누구나' 물을 사용할 수 있는 형평성 있는 물 복지 실현이 목표다. 물관리일원화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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