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정용기 '경찰대 동기생' 40년 만에 흔들리는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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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하-정용기 '경찰대 동기생' 40년 만에 흔들리는 우정?

공직·정치 길 달랐지만 학연·지연 '끈끈' '특검정국' 속 강대강 대치 불보듯
"노골적 개입" VS "정치공세" 鄭 선공에 黃 반격 차기총선 앞두고 촉각

  • 승인 2019-03-21 10:45
  • 수정 2019-03-21 16:11
  • 강제일 기자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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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사진 왼쪽)과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황운하 특검' 정국 속 내년 총선출마가 거론되는 충청 출신 경찰대 1기 동기생이 서로 격돌하는 양상으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자유한국당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는 정용기 의원(대전대덕)과 황운하 대전경찰청장. 1962년생으로 한국나이 58세로 동갑내기인 이들은 고향도 황 청장 대전, 정 의원 옥천으로 같은 충청권인 지역에서 내놓으라 하는 오피니언리더들이다.

과거 경찰대에서 '우정'을 나눈 뒤 각각 공직과 정치권으로 길을 달리한 40년 만에 지난 6·13지방선거 김기현 전 울산시장 비서실장 비리의혹 수사 후폭풍을 둘러싸고 창을 겨누고 있는 모양새다.

황 청장은 경찰대를 나와 경찰에 투신, 공직자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수사는 경찰, 기소는 검찰'이라는 주장을 하면서 검경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경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수사권 독립군'이라는 닉네임을 얻었을 정도다.



대전 유천동 성매매집결지 해체, 울산 고래고기 수사 등 부임하는 곳마다 사회적 파장이 큰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론에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 경찰'이 됐으며 현재는 본의 의지와 상관없이 내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서 대전 지역구에 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하마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반면 정 의원은 경찰대 4학년 재학 때 독서클럽 활동을 하던 중 당시 정권으로부터 불온서적을 읽었다는 낙인이 찍혀 제적됐다. 이후 정 의원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로 진로를 바꿔 보수정당에 공채로 들어와 정당인의 길을 걸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역풍 속 총선에서 한 차례 쓴잔을 마신 뒤 2014년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했고 현재 재선의원이 됐다. 대덕구청장 재직시절인 2008년 경찰대 명예졸업장을 받기도 했다.

학연과 지연에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황 청장과 정 의원은 사석(私席)에서 만나면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서로를 성(姓)을 떼고 이름만 부를 정도로 친근함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길목에서 이들은 과거 우정으로 서로를 감쌀 수만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황 청장이 한국당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당시 울산시장) 비서실장 비리의혹 사건을 진두지휘했는데 이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한국당은 당시 수사가 김 전 시장의 낙선에 영향을 끼쳤고 최근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무리한 수사였음이 입증됐다고 핏대를 세우고 있다. 당 정책위 의장으로 대여(對與)공세 선봉장인 정 의원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지난 20일 국회 청와대특감반 진상조사단 및 김경수 드루킹 특위 연석회의에서 황 청장이 수사지휘 한 해당 사건에 "현직 지방경찰청장이 선거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문제"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정 의원은 같은당 충청권 의원들과 함께 이른바 '황운하 특검법' 발의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해 황 청장은 즉각 반격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 의원이 속한 한국당을 향해 독설을 내뿜었다. 황 청장은 "정치인의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일일이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면서도 일부 정치인들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부당한 정치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맞불을 놨다. 그러면서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한 수사에 대해 "토착비리 척결이라는 시대요구에 따라 정치적 고려없이 진행된 합법적 수사였다"며 한국당을 정면 겨냥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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