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이야기] 3월 21일, 봄이 오는 소리 '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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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이야기] 3월 21일, 봄이 오는 소리 '춘분'

  • 승인 2019-03-20 17:43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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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네 번째 절기 '춘분'은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로 양력 3월 21일 전후, 음력 2월 무렵에 듭니다. 이날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해 적도를 통과하는 점, 곧 황도(黃道)와 적도(赤道)가 교차하는 춘분점(春分點)에 이르렀을 때, 태양의 중심이 적도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이 정동(正東)에 음(陰)이 정서(正西)에 있어 춘분이라 합니다.

이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습니다. 춘분을 전후해 농사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치고 들나물도 캐먹었습니다. 이날 날씨를 보아 그 해 농사의 풍흉(豊凶)과 수한(水旱)을 점치기도 했는데요.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15권 증보사시찬요(增補四時贊要)에 의하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이날은 어두워 해가 보이지 않는 것이 좋으며, 해가 뜰 정도(正東)쪽에 푸른 구름기운이 있으면 보리풍년이 든다고 했으며,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열병이 많다고 했습니다.

운기(雲氣)를 보아 청(靑)이면 충해(蟲害), 적(赤)이면 가뭄, 흑(黑)이면 수해, 황(黃)이면 풍년이 든다고 점쳤습니다. 또한, 동풍이 불면 보리값이 내리고 보리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貴)하고 남풍이 불면 오월 전에는 물이 많고 그 후엔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했습니다.

춘분은 한해의 농사를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한데요. 춘분 기간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고,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일손도 분주해집니다. 춘분 때 파종할 씨앗을 이웃끼리 맞바꿔 종자를 가려내고, 약해진 논두렁에 말뚝을 박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농사 인구가 현저히 줄어든 현대에 와서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 됐습니다.

춘분에는 영양분이 가득한 쑥,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을 먹습니다. 봄나물을 많이 먹고 힘을 내서 농사를 지었다는데요. 볶은콩, 나이떡, 머슴떡도 함께 먹는 풍습이 있었답니다. 또한 춘분을 전후해 봄보리를 갈고 봄을 구경하며 담을 치는 풍습도 있었답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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