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패 우금치 건물 전경. |
대전시가 2020년 설립을 목표로 대전시립극단을 창단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소극장들의 처우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대흥동 소극장 3곳은 원도심 문화예술 거점공간 지원사업에 선정돼 극단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들의 상황은 매우 열악하다. 관객들이 대형 뮤지컬과 연극에 몰리면서 소극장을 찾는 발걸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소극장 관계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사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할 정도다. 관객들의 수를 예측하기 어려워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에는 부담감은 물론 애로사항이 있다는 이유다.
연극에서도 스타 마케팅이 자리 잡으면서 작품보다는 배우로 관람 여부를 선택하는 경향도 소극장에겐 악재가 됐다.
연극계 관계자는 "배우 누가 나와요?" 식의 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전했다. 작품보다 배우에 치중하는 원인을 두고 '소극장 공연은 재미없다'라는 선입견이 뿌리 깊게 박혀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는 "지원사업이 선정되지 않으면 작품을 제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창작자들은 좋은 작품을 만들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지만 수요가 없으니 점점 소극장들이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롯이 연극인으로 살아갈 수 없는 실정이다. 만석으로 공연해도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고, 객석을 채우지 못하니 극단의 재정적 상황은 나빠진다.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배우들은 결국 투잡을 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다. 연극인들 대다수는 아르바이트하거나 예술 강사로 출강하고 있다.
대전 한 극단의 연출가는 “두 가지 이상의 일을 하는 연극인이 늘면서 연습 시간은 줄어들고 연습에 충실하지 못해 작품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전문 평론가의 피드백이 부족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혔다.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하는 극단 관계자는 "배우들도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평가받고 싶어 한다"며 "시나 각 예술단체에서 정말 지역 연극인들을 도와주고 싶다면 전문 평론가를 섭외해서 탄탄한 연극계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유진 기자 1226yujin@
소극장 고도. |
미르 소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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