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과학부 이상문 기자 |
달아오르는 야구 열기만큼 '신축 야구장'에 대한 대전시민들의 관심이 뜨겁다. 대전시는 이달 안으로 신축 야구장 조성부지를 선정해 공개할 전망이다.
허태정 대전시장은 지방선거에서 신축 야구장 '(가칭)베이스볼드림파크' 조성 공약을 내걸었고, 당선 이후 적극적으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
대전시 5개 자치구 중 4곳이 야구장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다. 저마다 야구장을 건립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유치 경쟁에 나서면서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됐다. 허 시장은 공식석상에서 수차례 자치구에 자제를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일부 자치구는 야구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어 부지 선정 탈락 후 집단 반발이 예상되는 등 심각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이는 전적으로 야구장 신축을 놓고 오락가락하며 5개 구를 과열 경쟁을 야기한 허 시장과 대전시의 책임이다.
허 시장은 당초 지방선거 공약에서는 신축 부지를 애초 중구 한밭종합운동장 자리로 내걸었다. 공약대로 야구장 조성을 추진했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당선 이후 공약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대전시 전체로 확대해 결과적으로 5개 구청 경쟁 구도를 만들었다. 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적으로 약용되면서 파장이 더 커졌다.
대전시는 선정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얼마 전 대전시는 선정기준으로 입지환경, 접근성, 사업 실현성, 도시활성화 기여도, 경제성 등 5개 평가항목을 공개했다. '경제 유발 효과'가 제외된 부분 등 적절성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선정 기준 발표 시기도 예민하게 반응했다. 대전시는 공모가 아니기 때문에 결과 발표에서 점수를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배점을 놓고 또 다른 논란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정 결과에 대해 납득할 수 있는 만큼의 내용 공개는 필요하다.
유치 과열로 인한 자치구 간 후유증을 해소할 대안도 필요하다. 사실 자치구 간 신축 야구장 유치 경쟁이 벌어진 이유는 도시 경쟁력 향상이 큰 이유다. 유성구를 제외한 동구, 중구, 대덕구 모두 원도심이다. 원도심 활성화라는 큰 과제를 갖고 있다. 야구장을 유치해서라도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은 게 진짜 속마음이다. 동구는 역세권 개발, 중구는 보문산권 개발과 옛 충남도청사 활용, 대덕구는 연축지구 개발 등 저마다 필요로 하는 사업들이 있다. 이를 위한 대전시의 대안이 제시돼야 한다.
이상문 행정과학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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