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홈구장인 도쿄돔. 이곳은 야구뿐만 아니라 놀이시설, 쇼핑, 호텔 등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도심속 '피크닉 장'으로 경기가 없는 날에도 수많은 인파로 붐빈다. |
허태정 대전시장이 공약한 베이스볼드림파크는 지붕이 없는 개방형 구장으로 건립비용이 1360억원이 들것으로 추산된다. 돔구장은 이보다 비싸 3000억원 전후가 필요하다. 대전시의 열악한 재정자립도를 감안하면 민자유치 없이는 첫 삽을 뜨기가 버겁다. 대기업 역시 수익성 보장 없이는 섣불리 주머니를 열기는 힘들다.
일각에선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에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홈구장 네이밍 전략에서 이같은 문제를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미네소타 트윈스 홈구장은 타겟필드인데 구장명 앞에 붙은 '타겟'은 대형마트 브랜드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홈구장 PNC파크의 경우 PNC은행이 구장명을 가져갔다. 뉴욕메츠 홈구장인 시티필드에서 '시티'도 금융기업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AT&T파크와 시카고 화이트삭스 US셀룰러필드는 통신업계가 구장명을 쓰고 있다.
이 전략 핵심은 경기장을 소유한 주정부와 구단 등이 특정기업에 구장명 사용권을 주는 대신 운영비 등을 지원받고 것이다. 주정부와 구단 입장에선 야구장 건립에 소요된 재정부담과 운영비를 상쇄하는 데 도움될 수 있고 기업은 프로야구 인기에 편승한 홍보효과를 극대화 하는 방식이다.
시티은행은 이른바 '빅마켓'을 가진 메츠 구단에 연간 200억원 이상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몰마켓'인 피츠버그 구장을 쓰는 PNC은행도 매년 150만달러(16억원 가량)를 지불한다. 우리나라 구단들의 경우 구단네이밍에 모기업 계열사 앞세우는 경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대전시와 한화이글스도 이같은 전략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 신축구장을 돔구장으로 짓는데 재정부담을 덜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돔구장을 복합문화공간 도심 속 테마파크로 조성하는 방안은 일본 프로야구(NPB)요미우리 자이언츠 홈구장인 도쿄돔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1988년에 만들어진 도교돔은 경기가 없는 날에는 가이드 투어를 이용해 구장 내부를 구경할 수 있다. 이곳에는 대형놀이시설과 레스토랑, 쇼핑, 호텔, 스파도 즐길 수 있어 도심 속 '피크닉장'이나 다름없다. 도쿄돔에는 또 구단역사와 간판스타 스토리를 전시해 놓은 이른바 '명예의 전당'도 조성돼 있다. 이 때문에 도쿄돔은 경기가 없는 날에도 '도쿄돔 시티'의 쇼핑몰과 식당, 놀이시설을 방문하는 시민들로 항상 붐비며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박준용 배재대 관광축제리조트경영학과 교수는 "미네소타 트윈스는 대전과 비슷한 100만 명 이상의 시장규모를 갖고 있는 데 '타겟필드'라는 구장네이밍으로 효과를 보고 있으며 도쿄돔은 쇼핑몰을 연계해 여성 등의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며 "대전 신축구장도 이같은 점을 효율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명예의 전당 유료 상설전시장 조성과 뉴욕, 시카고 등 '빅마켓' 구단에서도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지하철과 연계해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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