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정당 지지율이 무려 2년 6개월 만에 역전됐다.
리얼미터 3월 1주차 주간집계에서 나타난 것으로 최근 문재인 정부 3기 개각에서 충청권 홀대와 미세먼지 사태, 남북관계 경색 등이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리얼미터 주간집계 기준으로 금강벨트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지지율이 역전되기는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한 지난 2016년 10월 3주차 조사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리얼미터는 YTN 의뢰를 받아 지난 4∼8일 전국 성인 남녀 2518명 대상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0%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홈페이지 참조)결과를 11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전·충청·세종에서 정당지지율은 한국당이 33.2%로 민주당 32.7% 보다 0.5%p 높았다. 다음으로는 정의당 7.8%, 바른미래당 4.5%, 민주평화당 1.2% 등의 순이었다. 모름/무응답은 19.6%.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시작됐던 지난 2016년 10월 3주차 리얼미터 주간집계에서는 민주당 31.8%,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26.4%으로 거대양당 지지율이 각각 조사된 된 바 있다. 이후 2016년 말부터 촛불혁명, 2017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조기대선 정국, 2018년 남북훈풍 모드를 거치면서 금강벨트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줄곧 한국당을 앞서왔는데 이번에 순위가 바뀐 것이다.
두 정당 지지율이 뒤바뀐 이유는 8일 발표된 문재인 정부 3기내각 발표에서 충청권이 홀대를 받은 점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이번 개각에서 문 대통령은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는 데 신임 입각 후보자 가운데 충청 출신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가 남아 있긴 하지만, 문 대통령 의중대로 내각이 구성될 경우 정부 18개 부처 가운데 충청출신 장관은 고작 1명에 불과, 야권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실타래가 꼬이고 있는 국정현안과도 충청권 지지율을 출렁이게 했다는 분석이다. 미세먼지와 관련한 문 대통령의 대 중국 '저자세 외교' 논란과 베트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남북관계에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실제 리얼미터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결렬, 미세먼지 악화 등 한반도평화·민생·경제의 어려움 가중 등에 의한 반사 이익에 따른 효과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충청권 민주당과 한국당의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충청권 조사표본이 다소 적은 면은 있다"면서도 "민심변화를 엄중하게 받아들이면서 일희일비하지 않고 충청인들에게 다가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당 대전시당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 충청권이 달라질 것으로 봤는데 잇단 충청홀대에 실망한 충청권 민심이 표출된 여론조사 결과로 봐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전국적인 정당지지율은 민주당 37.2%, 한국당 30.4%, .정의당 7.0%, 바른미래당 6.2%, 민주평화당 2.1%로 각각 나타났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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