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을 이룬 대전시립미술관 대강당. 젊은 예술가는 물론 건축학을 공부하는 대학생들이 대거 참석했다. |
그동안 언론에 노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던 춤토르는 세계 건축가들이 가장 사랑하는 건축가이자 상업적인 건물은 짓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건축의 대가다.
이번 대전 방문은 3년 전 맺은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과의 인연 덕분이다.
두 사람은 한국의 전통 차문화, 건축 문화에 도움을 주고 받았는데, 이 인연으로 첫 대전 방문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선승혜 관장과의 대담으로 이어진 ‘DMA 다이얼로그 1, 분위기: 페터 춤토르와의 대화’는 약 1시간 남짓 이어졌다.
춤토르는 "나의 건축에 있어 분위기란 모든 것이다. 모양, 사용법, 건물을 사용하는 그 속에 있는 사람들까지 분위기"라며 이야기의 주제였던 분위기를 정의했다.
춤토르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장소와 지역성에 대한 화두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춤토르는 "모든 장소는 자세히 들여다 봤을때 역사가 있고, 작은 것을 통해서도 영감을 얻는다. 때때로 보이거나 보이지 않겠지만 나는 역사라는 뿌리에 근간을 건물에 담고 싶다"고 했다.
선승혜 관장은 "감정의 역사,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성이란 기억이 축적된 장소로 해석하는 것이 특별하다"며 장소가 주는 의미를 되물었다.
이에 춤토르는 "나는 한국에 와서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다. 상상력과 아이디어가 더해져 만들어 지는데, 한 예로 어제 수원에서 산책을 했다. 자유롭게 거리를 걸었고, 커피를 마시며 계속 상상했다. 이 도시 어디에 어떤 빌딩을 세울까하고 고민했다. 나의 감정은 항상 열려 있고, 감정이 흐르도록 둔다. 이 감정들은 생생하게 살아있는 컬러감의 이미지를 나에게 준다"고 밝혔다.
현재 춤토르는 경기도 화성에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춤토르는 "남양성모성지를 방문 했을 때 이 신부님이 채플을 지어 달라고 했다. 이곳에서 잠을 자면서 전체적인 것을 살펴봤다. 그리고 하나의 생각을 떠올렸다. 바로 전통적인 차를 마시는 채플공간"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춤토르는 건물이 유행이나 트렌드에 따라 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춤토르는 "과하게 유행을 따르는 것이 싫다. 대상 자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빛, 그림자 등 환경이 있을 때 충분히 담긴다. 자연광은 가장 아름답고 순수한 광"이라고 자신의 건축에 대한 의미를 대전 관객과 공유했다.
한편 이날 춤토르와의 대담에는 젊은 예술가, 젊은 건축가, 건축학도들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대전시립미술관에 따르면 예약 서버가 마비 될 만큼 경쟁률이 치열해 춤토르를 향한 대전시민의 뜨거운 열정을 엿 볼 수 있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선승혜 대전시립미술관장과 대담을 하는 페더 춤토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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