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수는 물론 이를 관람하는 시민들의 건강에 직결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현재 새 야구장 용역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건립지역 뿐만 아닌 건립형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일반구장 보다 건립 비용이 2000억원 가량 부담이 있지만 야구 뿐만 아닌 복합공간으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대기업 참여를 이끌어낼 경우 전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전시 등에 따르면 허태정 시장의 지방선거 공약인 베이스볼드림파크 건립을 위한 용역 결과가 이달 발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달 안에는 각 자치구간 과열경쟁 양상을 띠고 있는 새 야구장 위치를 정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라운드를 지붕으로 완전히 덮는 돔구장이나 지방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개폐형, 지붕이 없는 개방형 구장 건립형태에 대한 관심과 논의는 크지 않다.
하지만, 충청권은 물론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사회적 문제로 비화되자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KBO는 초미세먼지(PM2.5)가 150㎍/㎥ 또는 미세먼지(PM10) 300㎍/㎥가 2시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KBO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경기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KBO리그에선 사상 처음으로 미세먼지로 인해 4경기가 취소되기도 했다.
국내 프로야구 구단 가운데 키움히어로즈 홈구장인 고척돔을 제외한 나머지 팀들은 모두 개방형 구장을 쓰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선 미세먼지가 뒤범벅된 그라운드에서 선수와 관중의 건강권에 악영향이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대전시가 새 야구장을 짓기로 한 만큼 지역체육발전과 선수와 시민들의 건강권 보호 등 백년대계를 내다보며 돔구장 건설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개방형 구장 보다 2000억원 가량 더 소요되는 예산문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대전 새 야구장 건설을 위해선 1360억원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돔구장은 관중석 규모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3000억원 안팎이 든다. 키움이 쓰는 1만 7000석 규모의 고척돔은 2713억원이 투입됐다. 부산시가 현 사직구장 재건축을 통해 계획 중인 2만 8000석~3만석 규모의 개폐형 돔구장을 짓는 데는 3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문제는 건립예산이다. 돔구장을 짓는 비용을 지자체가 대부분 부담할 경우 재정적 부담이 가중되고 특정사업 혈세를 과다하게 투입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일각에선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기업 참여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야구만 하는 돔구장이 아닌 컨벤션, 공연, 쇼핑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 기업투자 환경 조성에 적극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3월에는 야구장 입지가 발표될 것이고 건립규모나 형태에 대해서는 7월까지 계속되는 용역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이는 데 돔구장은 예산이 많이 수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