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철웅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지난 1992년 유엔총회에서는 악화되는 지구촌의 물 부족과 수질오염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공동대응하기 위해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지정·선포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 각 국은 수자원 보전을 위한 정부와 국제기구, 민간의 참여와 협력을 증진하고자 1993년부터 기념행사를 개최해오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전시도 ‘제27회 세계 물의 날’을 맞아 21일부터 22일 이틀간 시청사에서 기념식과 다채로운 이벤트를 마련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주관의 물사랑 그림·사진 공모전을 갖고, 환경부 후원 및 기업참여를 통해 하수처리과정 관찰학습코너를 비롯 빗물저금통, 투수성 포장 등 물순환 기능 회복을 위한 홍보체험부스를 운영한다. 또 건강한 물환경 조성을 위한 민-관합동 워크숍도 개최한다.
특히 이번 대전시 주최, 세계 물의 날 행사는 두 가지 관점에서 예년과 다른 각별한 의미를 더한다. 첫째, 물의 소중함을 확산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민-관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개최한다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물은 생명과 직결된 소중한 자원이지만 늘 가까이 있는 존재라서 그 가치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15년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70여 억 인구 가운데 약 7억8000만 명이 안전한 식수를 마시지 못하고 있고, 해마다 5살 이하 어린이 180만명이 오염된 물로 인해 생명을 잃고 있다고 한다.
또 도시화·산업화에 따른 물수요 증가와 기후변화는 물 부족사태를 가중시키고 있고,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는 없다. 따라서 이러한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고 물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공유하는 장(場)이 되도록 시민단체와 공공기관, 물산업 기업이 함께 이번 행사를 마련하는 것이다.
둘째,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와 자긍심을 높혀 본격적 사업추진에 원동력이 되도록 한다는 점이다.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의 경우 빗물이 땅속으로 침투되지 못하는 불투수 면적이 전체 도심의 절반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폭우 시 빗물이 도로나 하천으로 쏟아져 침수를 유발한다. 반대로 비가 내리지 않으면 하천과 대지가 말라붙고 수질악화와 열섬현상 등이 나타난다.
이 같은 물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시는 2016년 환경부의 '물순환 선도도시 공모'에 선정된 이후 다양한 물환경 개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2020년까지 국비 200억원을 포함, 총 2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둔산·월평동 일원(2.56㎢)에 빗물의 자연침투 및 저류기능을 회복하는 식생체류지 조성, 투수성 포장, 옥상녹화 등 저영향개발(LID)기법을 적용한 시범사업을 추진중에 있다.
또 물순환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물순환 개선조례 시행에 이어, 2065년까지 물순환회복률 9.2% 상승을 목표로 물순환 기본계획을 수립하였고, 올 2월부터 각종 개발사업 시 저영향개발을 유도하는 '물순환 사전협의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들 사업은 국정과제이자 민선7기 약속사업인 '친환경 물순환 도시 조성'과 연계추진되고 있어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같은 그린인프라 확충이나 제도적 추진기반 구축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 여부이다. 우리 모두 물은 한정된 자원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생활 속에서 물 절약을 실천하며, 건물을 짓거나 관리 할 때에도 친환경방식의 적용으로 빗물의 자연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제 해법은 명료해졌다.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쾌적한 '미래 대전'을 물려주고 싶다면, 지금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150만 시민과 함께 촉촉하고 건강한 물순환 선도도시 대전을 그리면서 말이다.
손철웅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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