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연정국악원 명칭 논란은 지난해 12월 행정감사에서 대전시의회 의원들의 지적을 받은 가운데, 현재까지도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의원들은 대전시립연정국악원에서 연정의 이름을 빼고 대전시립국악원으로 가는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연정 선생의 유족과 제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명칭 변경은 신임 원장이 선임 될 경우 토론회 등 공론화를 거치기로 대전시가 중재 하면서 해를 넘겼다.
연정은 1981년 초대원장을 지낸 연정 임윤수 선생의 호다. 국악원에 약 2만 점의 자료를 기증한 공로와 지역의 대표적인 국악인으로 손꼽히는 만큼 연정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됐다.
국악원의 연혁을 살펴보면 1981년 대전시립연정국악연구원으로 개원해 1989년 대전직할시연정국악연구원, 1994년 대전광역시립연정국악연구원, 2015년 대전시립연정국악원까지 총 네 차례나 명칭이 교체됐지만 ‘연정’이란 명칭은 유지돼 왔다.
그러나 대전 문화계에서는 연정 선생은 경북 영천 출신이고, 대전 뿐 아니라 공주와 천안, 영주 등에 국악단을 세워 대전에서의 특별한 이력은 아니라는 이유를 강조하며 연정을 빼는 것에 힘을 싣고 있다.
연정 선생에 대한 업적이나 학문적인 성과도 사실상 없어 이번 기회를 통해서 재조명 할 수 있는 반추의 시간으로 삼고, 국악원은 시립국악원의 전통계승과 학문적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실 국악 분야에서 실제 이름이나 호를 딴 기관은 충북 영동의 난계 박연 국악원과 충주시립우륵국악단 뿐이다. 여기에 공주와 대전에 있는 연정 국악원까지 사실상 총 3곳 뿐이다.
대전 문화계 인사는 “연정 선생이 대전국악원을 세울 당시 귀중한 자료를 기부한 공로가 있지만, 과연 시립과 연정이라는 명칭이 공존하는 것이 적합한지는 반드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연정이라는 이름을 지켜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있다. 강경파 관계자는 “국악원의 시작에서부터 지금까지 연정이라는 이름을 사용했다”며 “설립부터 연정 선생이 국악원에 기여 해 온 업적이 적지 않다”고 반론했다.
한편 대전시는 명칭에서 연정을 제외하는 대신 흉상 제막과 공연장 이름을 연정 큰마당, 연정 작은마당으로 교체하는 복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유족과 제자들의 입장은 강경해 이 또한 수용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주와 대전이 연정의 호를 넣어서 사용하고 있다. 양측의 의견을 잘 듣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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