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 이야기] 3월 6일, 만물이 소생하는 '경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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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기 이야기] 3월 6일, 만물이 소생하는 '경칩'

  • 승인 2019-03-04 15:36
  • 한세화 기자한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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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세 번째 절기인 '경칩'은 계칩(啓蟄)이라고도 불립니다. 겨울잠을 자던 벌레나 개구리가 깨어 꿈뜰거리기 시작한다는 시기인데요. 태양의 황경(黃經)이 345도에 이르는 때로 동지 이후 74일째 되는 날로써 우수(雨水)와 춘분(春分) 사이에 들며 양력 3월 5일경입니다.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이즈음이 되면 겨울철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고 이동성 고기압과 기압골이 주기적으로 통과하게 돼 한난(寒暖)이 반복됩니다. 그 영향으로 기온이 날마다 상승하며 봄으로 향하게 됩니다.

『한서(漢書)』에는 열 계(啓)자와 겨울잠을 자는 벌레 칩(蟄)자를 써서 계칩(啓蟄)이라고 기록됐데, 후에 한(漢) 무제(武帝)의 이름인 계(啓)를 피휘(避諱)해 놀랠 경(驚)자를 써서 경칩(驚蟄)이라 했답니다.



옛 사람들은 이 무렵에 첫 번째 천둥이 치고, 그 소리를 들은 벌레들이 땅에서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동의보감(東醫寶鑑)』 논일원십이회삼십운(論一元十二會三十運)에는 "동면하던 동물은 음력 정월[寅月]에 활동하기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경칩에 해당하며, 음력 9월[戌月]에는 동면을 시작하는데 절기로는 입동(立冬)에 해당한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예기(禮記)』 「월령(月令)」에는 "이월에는 식물의 싹을 보호하고 어린 동물을 기르며 고아들을 보살펴 기른다."라고 되어 있다. 이는 경칩이 만물이 생동하는 시기이므로 이를 보호하고 관리하는 시기임을 의미합니다.

조선시대 왕실에서는 왕이 농사의 본을 보이는 적전(籍田)을 경칩이 지난 해일(亥日)에 선농제(先農祭)와 함께 행하도록 정했고, 경칩 이후에는 갓 나온 벌레 또는 갓 자라는 풀을 상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을 놓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성종실록(成宗實錄)』에 우수에는 삼밭을 갈고 경칩에는 농기구를 정비하며 춘분에는 올벼를 심는다고 하였듯이, 우수와 경칩은 새싹이 돋는 것을 기념하고 본격적인 농사를 준비하는 중요한 절기입니다.

농촌에서는 산이나 논의 물이 괸 곳을 찾아다니며 몸이 건강해지기를 바라면서 개구리(또는 도롱뇽) 알을 건져다 먹었답니다. 경칩에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고 하여 벽을 바르거나 담을 쌓기도 했습니다. 특히 빈대가 없어진다 하여 일부러 흙벽을 바르기도 하는데요. 재를 탄 물그릇을 방 네 귀퉁이에 놓아두기도 했습니다. 경칩에는 보리싹의 성장을 보고 그 해 농사를 예측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고로쇠나무(단풍나무, 어름넝쿨)를 베어 그 수액(水液)을 마시는데, 위장병이나 속병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고로쇠 수액은 구름이 끼거나 바람이 불어 일기(日氣)가 불순하면 좋은 수액이 나오지 않고 날이 맑아야만 수액이 약효가 있다고 합니다. 경칩이 지나면 수액이 잘 나오지 않고 나오더라도 약효가 적습니다.

이처럼 경칩은 만물이 약동하는 시기로 움츠려 지냈던 겨울이 끝나고 새로운 생명력이 소생하는 절기입니다.

<내용 출처=한국 민속 대백과사전>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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