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연정국악원 |
이른바 '설'에 의하면, 특정인 S씨는 지난해부터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주변에 공공연하게 입소문을 내고 다녔다. 여기에 사무단원과 안무자까지 이름이 거론 되는 등 사실상 이번 채용 공모는 무의미한 절차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에 채용되는 상임단원 가운데 사무국장은 국악연주단의 공연기획과 진행 등 제반 총괄, 단원 복무 관리를 맡는 책임이 막중한 자리다. 특히 예술단에 독립성을 주기 위해 사무국의 필요성이 대두 된 이후 첫 사무국장을 채용하는 자리기 때문에 그 상징성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일각에서 이 모든 과정이 특정인 S씨를 사무국장으로 세우기 위한 일련의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문화계 관계자는 “예술단 독립성을 강조하면서 국악단이 조례까지 바꾸는 것으로 안다. 이런식으로 이미 내정된 사무국장을 세우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무국장이 선정되면 국악원장은 전체적인 관리를 맡고, 사무국장이 실질적인 국악원 업무 전반을 맡게 돼 국악원 내 역할론까지 우려되는 상황인 셈이다.
사무단원은 공연 홍보와 마케팅 담당자, 안무자는 한국무용 무용단의 안무 기획 및 지도를 총괄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공모로 채용하는 상임단원은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주요 관리직으로 볼 수 있다.
이미 내정설이 퍼지면서 그동안 문화계에서 행해졌던 연줄·인맥 논란을 대전시립연정국악원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문화계 한 인사는 "공연기획자인 지인이 국악원 채용에 응모하려 했지만 내정자가 있다고 들었다”며 “들러리가 될 것 같아서 공모를 포기한다"고 업계 현황을 전해왔다.
다른 인사는 "사무국장은 대전시장 후보 시절 캠프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이미 소문이 나 있다”며 “소문의 주인공인 S씨가 이력서를 접수할지는 모르겠지만, 예술 분야가 오래전부터 정치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대전 문화계는 그동안 내정설과 관련한 악순환을 반복해 왔다.
지난달 28일 면접을 본 대전예술의전당 관장직도 내정설이 흘러나왔고, 사상 최대 인원인 19명이 지원하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현재 공석인 이응노미술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문화계에서는 지원자와 이른바 계파에서 밀고 있는 사람들까지 자천타천 이름이 거론되면서 시작도 하지 않은 관장 공모직은 하마평이 무성하다.
대전시립연정국악원 관계자는 “문화계에 떠돌고 있는 내정설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소문에 불과하다. 실력 있는 사무국장과 안무자가 오지 않으면 내부에서도 반발이 클 것”이라고 뜬소문을 일축했다.
한편 대전시립연정국악원 상임단원 공모 일정은 4일부터 원서 접수를 시작해 면접, 필기시험을 거쳐 26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한다.
이해미 기자 ham7239@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