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지 법률사무소 이지 대표변호사 |
오늘은 그 중 기업의 기술유출과 관련된 한 상담사례를 소개하고 어떠한 법적 조치들이 가능한지 살펴보아, 유사 사례를 방지하고 권리를 신속히 구제받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전문무역상담센터를 거쳐 필자의 사무실에 내방한 기업은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로, 독자적인 친환경 기술로 환경오염과 에너지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부품을 개발 생산하는 곳이었다. 즉, 해당 기술이 기업의 핵심가치였던 것이다. 그런데 제품화가 완성단계에 이르기 직전, 회사의 연구개발 인력이 퇴사하면서 기술을 그대로 들고 나가, 자기 회사를 설립 후 제품 생산 및 판매까지 한 것이다.
기술이 유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침해행위자가 아직 결함이 있는 완성 전 단계의 제품을 생산하여 기존 거래처들에 판매하는 바람에, 해당 제품에 대한 불신이 시장에서 생겨버렸고, 결국 회사는 결함이 보완된 제품을 판매할 판로 자체가 막혀버렸다. 더구나 기술유출 행위자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라고 생각하여, 자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기업은 기술유출을 한 사람에 대하여 어떠한 제재를 가하고 침해의 구제를 받을 수 있는 것일까?
이 사안에 적용 가능한 법은 크게 두 가지로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법이다.
산업기술보호법에 따르면, 부품·소재 전문기업 등의 임직원이었던 사람은 산업기술에 대한 비밀유지의무가 있으며, 이를 유출하거나 침해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산업기술을 유출하거나 이를 사용하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침해당한 기업은 형사 고소를 할 수 있다. 또 법원에 침해행위의 금지 또는 예방을 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침해행위로 인한 손해액에 대하여 민사상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산하 산업기술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면, 보다 신속하게 기술유출분쟁을 조정할 수 있다.
만일 해당 기술이 영업비밀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부정경쟁방지법도 적용되어 더욱 두터운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산업기술의 유출이 영업비밀의 유출에도 해당할 경우, 2019년 7월부터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도입되어 손해액의 3배에 이르는 금액까지 배상받을 수 있다.
해당 기업은 이미 형사 고소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소송으로 침해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음을 알려드렸다.
여기서, 향후 같은 문제에 봉착할 기업들에 도움이 될 점을 말씀드리면, 연구개발 관련 임직원 등이 퇴사하여 동종 회사를 차린 사실을 인지한 즉시 침해예방의 청구를 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었다는 것이다. 이때 침해행위에 제공된 설비의 제거 등을 함께 청구할 수 있다.
해당 기업이 기술유출이 발생한 즉시 법률전문가를 찾아 상담하였더라면, 유출된 기술로 불완전한 제품이 제조되고, 자신의 기존 거래처들에 판매가 이루어진 뒤, 시장에서 나쁜 평가를 받고 새 제품의 판로까지 아예 막혀 버리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상의 제도를 잘 활용하면 기술이 생명인 중소기업들이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한 빨리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해결방법을 찾아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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