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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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삼일운동 100주년을 기리며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9-03-01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吾等은 玆에 我 朝鮮의 獨立國임과 朝鮮人의 自主民임을 宣言하노라. 此로써 世界萬邦에 告하여 人類平等의 大義를 克明하며, 此로써 子孫萬代에 告하여 民族自存의 正權을 永有케 하노라."

대부분 기억하시지요, 기미독립선언문 앞부분입니다. 삼일운동 백주년입니다. 예전보다 많은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들립니다. 독립 쟁취를 위해 몸 바친 선열들의 숭고한 뜻과 정신을 뜨겁게 되새기고 기려야지요. 각오를 다져야지요. 나아가 국가민족 발전의 동력으로 삼아야 합니다.

어찌 보자면 삼일운동보다 경술국치庚戌國恥를 더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합니다. 치욕적인 국권 상실이 없었으면 삼일운동은 존재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불행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각고의 성찰이 필요하겠지요. 역사적 인과관계를 분명히 밝히고 극복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요구됩니다.

경술국치 원인이 어디 한두 가지 이겠습니까? 침략한 일본의 사악함은 말할 것도 없지요. 오수불망吾讐不忘입니다. 절대 원수를 잊으면 안 됩니다. 늘 경계해야지요. 그들은 힘만 생기면 대륙 찬탈을 꿈꿉니다. 역사가 증명하지요.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각축도 한 몫 했지요. 우리는 어떠했나요? 빈약한 국력에다 세계조류를 전혀 모르는 아둔함을 보였지요. 국제정세에 어두웠습니다. 외세에 제대로 대처 하지 못하고, 당연히 외교에도 실패하지요. 통치자의 리더십과 위기관리능력도 형편없이 부족하였습니다.



다시, 독립선언문을 읽어 봅니다. 시작하자마자, 근대국가가 추구하던 모든 내용이 담겨있더군요. 독립국, 자주민, 인류평등, 민족자존이 그렇습니다. 장래 국가비전을 운운하기 에 앞서, 100년이 지난 오늘에도 이마저 이루지 못했다 생각하니 안타깝습니다. 그뿐인가요? 말과 생활, 사회 곳곳에 일제 잔재가 찌든 때처럼 남아있고, 국치 이전의 폐해가 그대로 존재합니다.

배려하는 것과 지배당하는 것은 다르지요? 명실상부, 다른 국가권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우리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는지, 자력으로 삶을 영위하는지 의문입니다. 외부 간섭이나 보호 없이 국가와 국민이 권리를 행사하고 있을까요? 독립된 주권을 가지고 있을까요? 인류평등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요? 물론, 여기서 말하는 평등은 자연적 평등입니다. 정치적 평등을 포함, 동등한 자유와 권리, 책임을 의미합니다. 대내외적으로 얼마나 평등사회를 이루었을까요? 이 모든 것이 일차적 과제 아닐까 합니다.

거창한 행사에 국리민복이나 보국안민이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도 그 나름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국가보훈처(처장 피우진)는 이달의 독립운동가 13인을 선정했더군요. 삼일만세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돌을 맞아 "이번에 뽑힌 인물은 국민이 참여한 온라인 인지도 조사결과를 비롯해 포상 훈격, 월별 특성(탄신, 순국, 의거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현대사 전공학자 등으로 구성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위원회」에서 뽑았다."라고 밝혔습니다. 1992년부터 314명을 선정했는데요. 3?1만세운동과 임시정부 활동에 공로가 큰 인물을 재선정했다 합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너무 잘 알고 있는 분들이지요. 업적도 다 아실 것 같아요. 나라사랑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다시 살펴봅니다. 1월 유관순(柳寬順, 1902 ~ 1920), 2월 김마리아(1892 ~ 1944), 3월 손병희(孫秉熙, 1861 ~ 1922), 4월 안창호(安昌浩1878 ~ 1938), 5월 부부독립운동가 김규식(金奎植, 1881 ~ 1950)과 김순애(金淳愛, 1889 ~ 1976), 6월 한용운(韓龍雲, 1879 ~ 1944), 7월 이동휘(李東輝, 1873 ~ 1935), 8월 김구(金九, 1876 ~ 1949), 9월 지청천(池靑天, 1888 ~ 1957), 10월 안중근(安重根, 1879 ~ 1910), 11월 박은식(朴殷植, 1859 ~ 1925), 12월 윤봉길(尹奉吉, 1908 ~ 1932). 지역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유관순, 손병희, 한용운, 윤봉길 등 우리지역 출신이 많군요. 참다운 충절의 고장답습니다.

모든 분들의 언행이 감동입니다. 한 분씩 상기하면서 어떤 것이 진정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길인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유민주국가로 우뚝 서고 전쟁을 막는 길은 부국강병뿐입니다. 경제력이 가장 큰 국가의 힘입니다. 남용하기 위한 힘이 아닙니다. 선도해 가려는 힘입니다.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하나요. 대전 충무체육관 앞에 가면 윤봉길 의사 동상이 있습니다. 이런 글도 새겨져 있지요. "사나이 뜻을 세워 집을 나가면 공을 이루지 않고서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丈夫出家 生不還" 도산 안창호 선생은 "개인은 제 민족을 위해 일함으로 인류와 하늘에 대한 의무를 수행한다."고 했습니다. 안중근 의사는 "합하면 이루고 흩어지면 패한다. 이는 만고의 정한 이치다. 合成散敗 萬古定理"라 했습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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