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협상결렬 뒤 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제재가 쟁점이었다"며 "북한에서는 제재완화를 요구했지만, 저희는 그러지 못했다"며 두 정상이 '하노이 선언문'에 서명하지 못했던 이유에 대해 직접밝혔다
북한의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북미 정상의 하노이 핵 담판이 결국 제재완화를 둘러싼 양측간 간극을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는 것을 설명한 것이다.
앞서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상응조치로 제재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반면 미국은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α'의 가시적 비핵화 실행조치가 있어야한다며 맞서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또 "이러한 상황에서 합의문에 서명하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다"라며 "현재 제재가 유지되고 있다. 제재가 하나도 해제되거나 완화된 게 없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입장차에 대한 해소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일단은 차이가 있다"며 "우리가 원하는 비핵화를 우리에게 줘야지만 우리도 제재완화를 해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 북한과 계속 좋은 친구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계속해 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현지 언론과 만나 "싱가포르에서 합의한 바에 대해 많은 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고 실제 진전이 이뤄졌지만, 끝까지 가지 못했다"며 "저는 더 많은 걸 요구했고 김 위원장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열린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호텔에서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채 각각 숙소로 복귀한 바 있다.
이처럼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한반도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간 세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 뿐만 아니라 한미정상회담 등 잇따른 시작된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여정이 기로에 선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청와대와 정부여당은 이번 베트남 북미회담에서 양자 종전선언과 추후 한국과 중국 일본 등이 참여하는 다자간 평화협정 체결로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를 위한 핵심당사자인 북미간 회담이 틀어지면서 평화 로드맵에 수정이 불가피해 진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추구 북한과의 계속 협상 뜻을 밝혔고 북미간 종전선언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역시 회담 결렬 소식을 전하면서 "양측은 미래에 만날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한 점은 위안거리다.
실무협상 등 비핵화 논의의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한 후속 회담이 일정한 시기에 다시 열릴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기 대문이다.
북미회담 결렬에 따라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등 남북간 경제협력과 지자체간 문화체육 교류 등도 당분간 힘힘을 받지 못할 전망이다.
한편,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부터 이틀간 열린 이번 회담에서 지난해 6월 1차 회담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등을 구체화해 합의문에 담기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앞서 두 정상은 전날 오후 단독회담과 만찬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도 오전 8시55분께 부터 단독회담과 확대회담을 진행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