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한 가지 보고 즐길만한 게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필자가 대전에 살고 있어서 그런 시각으로 보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올 수 있지만 타 지역에 비해 관광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이다. 타 지역에 사는 친구가 "대전은 여행지로 어때?"라고 물어보면 "딱히 볼만한 게 없는 도시긴 한데..."라며 적극 추천하지 않는다.
몇 주 전 대구로 1박 2일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왕복 4시간을 당일치기로 다녀오긴 힘들 것 같아 미리 동성로 쪽으로 숙소도 예약했다. 떠나기 전 대구에 대한 정보는 '동성로가 대전의 으능정이거리 정도'라는 지식뿐이었다. 그러나 막상 동성로를 다녀보니 청소년들의 댄스공연과 버스킹 무대가 매일 끊이지 않고 열려 사람들로 항시 북적되는 젊음의 거리라는 느낌을 받았다. 또한 동성로 주변에 근대골목이 조성돼 있어 근대건물 찾는 재미도 쏠쏠했다.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서문시장과 대구의 대표 관광지인 김광석 거리도 다녀왔다. 서문시장에서는 대구의 대표 먹거리인 납작만두, 칼수제비를 맛볼 수 있었지만 너무 큰 시장규모와 사람들로 한 구역만 보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구여행의 하이라이트라 생각했던 김광석 거리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로였다. 200m정도 되는 거리에 김광석 벽화와 동상이 전부였다. 나머지는 거의 커피숍이었다. 커피 한 잔에 하루 종일 김광석 노래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 좋았다. 개인적으로 김광석 거리를 부활시켜 전국의 명소로 만든 대구시를 칭찬한다.
액티비티(?) 한 체험인 케이블카도 탔다. 대구에는 케이블카를 탈 수 있는 곳이 두 군데 있다. 팔공산과 앞산케이블카. 팔공산케이블카는 오후 5시 30분까지만 운행을 하니 대구야경을 원한다며 앞산 케이블카를 추천한다. 재미도 있다.
사실 대전은 그동안 관광과 거리가 멀었다. 국토의 중심에 위치해 있다 보니 웬만해선 당일치기 여행이나 잠깐 스쳐 지나가는 곳이었다. 지리적 단점을 극복해야 할 대전만의 콘텐츠가 필요한 대목이다.
그런 측면에서 얼마 전 대전시가 3년간 새로운 여행 콘텐츠를 개발하고 여행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용을 보면 기존에 대전이 가지고 있는 인프라에 요즘 젊은 세대가 좋아할만 한 콘텐츠가 포함된 것부터 과학도시 대전을 상징하는 과학여행까지 들어가 있다. 대전의 대표적인 젊음의 거리인 으능정이에서 대전 EDM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내용, 한밭수목원에 홀로그램 영상과 스토리를 입혀 디지털 정글을 조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또한 보문산 일원에 민자유치를 통한 랜드마크 타워, 워터파크, 스카이 곤돌라 추진을 비롯해 과학도시에 걸맞게 e-스포츠 경기장 및 AR·VR체험센터 건립도 추진한다는 내용이다.
조용하고 살기 좋은 대전이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 나는 도시로 업그레이드 될 모습에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이성희 미디어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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