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일제강점기 당시 실제 화제를 모은 사건들을 영화 속에서 완벽 재현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일제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제패한 ‘엄복동’의 업적을 소재로 당시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독립군들의 활약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일제강점기 당시에도 조선 전역을 들썩이게 했을 만큼 영향력 있던 엄복동의 실제 맹활약이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을 통해 스크린으로 재탄생해 관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을 대표하는 자전차 선수였던 엄복동은 “떴다 보아라 안창남 비행기, 내려다 보아라 엄복동 자전거”라는 노래가 전국에서 유행했을 만큼 당시 조선인들의 억눌린 마음을 달래주는 최초의 대중적인 스포츠스타였다.
1913년, 1923년, 1928년 개최된 전조선자전차대회를 포함해 무려 15년 동안 우승기를 놓치지 않으며 ‘자전거 대왕’(매일신보, 1913년 11월 4일 기사)이라는 별칭을 얻었던 엄복동의 실제 필살 주법이 영화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극 중 일미상회 사장이자 스승 황재호(이범수)의 혹독한 가르침 끝에 첫 자전차 대회에 출전한 엄복동(정지훈)은 마지막 바퀴에서 엉덩이를 들어올리며 1등을 차지한다. 실제로도 마지막 한 바퀴를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엉덩이를 치켜 올린 채 빠르게 선두그룹을 따돌리고 결승선을 통과하는 엄복동의 독특한 주법이 장안의 화제였고, 그가 엉덩이를 들어올릴 때마다 “올라간다!”라는 관중들의 열화와 같은 함성이 쏟아졌을 정도. 영화에서도 엄복동의 필살기가 등장해 관객들의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920년 5월 2일 경성시민대운동회에서 1등으로 질주하던 엄복동이, 경기를 갑자기 중단시킨 일본 측의 만행에 항의하며 우승기를 꺾었던 사건은 당시 경기를 지켜보던 10만 조선인들의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엄복동의 반발에 놀란 일본인들이 그를 집단 구타하기 시작하자 이에 격분한 조선 관중들은 “엄복동이가 맞아 죽는다”고 소리치며 일제히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왔고, 결국 한일간의 난투극으로 확대되었던 이 날의 사건은 일본 측의 진압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10만 조선인의 분노를 자아냈던 당시의 일화는 당시 조선에 있어 엄복동과 그의 우승이 단순히 스포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족의 승리이자 희망 그 자체였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던 소중한 역사인 3·1운동의 정신을 엄복동이라는 인물을 통해 스크린에 펼쳐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속 10만 관중 봉기 사건이 어떻게 그려질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바로 오늘 전국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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