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총선을 앞두고 금강벨트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 등 휘발성 강한 이슈 등장에 안테나를 곧추세우면서 각 진영별로 이슈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26일 오전 북미정상회담 장소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입국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3일 오후 4시 30분께 평양역을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가 중국을 종단해 65시간 40분만에 베트남에 입성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25일(현지시간) 낮 12시 34분 워싱턴DC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타고 하노이를 향해 출발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찬을 하면서 처음 만나 1박 2일간의 '세기의 회담'을 시작한다.
북미회담 주요의제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방안, 새로운 북미관계, 미군유해발굴 및 송환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회담 D-데이를 앞두고 지역 여야의 표정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 최영석 공보국장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것은 지역 뿐만 아니라 민족의 어떻게 보면 살아갈 기본요건이다"며 "북미정상회담은 이를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골든타임으로 두 정상이 괄목할 만한 성과, 평화협정이 잘 이뤄져서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어 "한반도에 평화 무드가 조성돼야 경제도 잘 풀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덧붙였다.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1차 북미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평화가 곧 경제'라는 여당의 프레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보수야당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한국당 대전시당 박희조 수석대변인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회담을 바라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완벽한 전제가 없는 회담이 되어선 안 된다"며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권이 이 프레임을 내년 총선에 이용하는 듯한 시도가 있다면 국민에게 오히려 역풍을 맞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평화프레임도 내년 총선의 이슈가 되겠지만 경제문제를 덮을 만큼은 아니다"며 "국민들 서민경제가 좋아졌느냐 악화됐느냐 여부가 총선변수가 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핵화' 전제가 없이는 이번회담이 '알맹이'없는 회담으로 전락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면서 '총선용' 평화 프레임에 대해선 경계했다.
두 정상의 담판 결과에 따라 북미 관계는 물론 한반도 정세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며 자연스레 이는 내년 총선 분위기를 좌우하는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여권 일각의 예상대로 북미간 종전선언이 나오면서 추후 한국과 일본 중국 등이 참여하는 다자간 평화협정 체결의 군불이 지펴지면 한반도에 평화무드가 급진전 되면서 여권에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하노이 선언문'에 종전선언과 비핵화 부분에서 북미간 애매한 입장이 담긴다면 야권이 대여공세를 취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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