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한국프로스포츠협회와 함께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5대 프로스포츠 종사자 927명(선수 639명·코칭스태프 112명·직원 156명 등)을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4.2%였다. 이중 여성은 37.3%, 남성 5.8%다.
특히 '최근 1년간 성폭력을 당했다'는 선수는 4.3%였다. 이중 여자 선수는 응답자의 11.3%에 달했다.
성폭력 피해 유형은 ▲언어적·시각적·기타 성희롱 12.7%(여성 33.0%, 남성 5.1%), ▲육체적 성희롱 4.3%(여성 12.9%, 남성 1.0%), ▲온라인 성범죄 1.1%(여성 4.0%, 남성 0%) 등이었다.
성폭력 피해 후 신고는 극소수였다.
'내부 또는 외부 기관에 성폭력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는 응답은 4.4%에 불과했다. 69.5%는 주변 동료와 지도자에게조차 알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질문에선 선수의 경우 코칭스태프(35.9%)가 가장 많았다. 이어 선배 선수(34.4%)였다.
가해 장소는 회식자리(50.2%)가 가장 많았고, 훈련장(46.1%)이 다음이었다.
체육계 내 성추행·성폭행이 만행하고 있지만, 처리 규정이나 예방교육은 유명무실하다.
성폭력 고충처리제도 인지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소속 단체 내 고충처리기구가 있다'고 답한 사람은 19.0%, '성폭력 발생 시 처리 규정이나 지침이 마련되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28.8%였다.
최근 1년간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았다'는 응답은 63.1%로 절반을 넘었지만, 여전히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 기식'이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각 프로연맹에 상벌 규정을 개정해 성폭력 가해자의 영구제명을 추진하고, 성폭력 은폐를 시도한 구단·지도자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하라고 권고했다.
또 각 연맹에 신고센터와 별개로 피해자 지원센터를 설립하게 하고, 선수와 코치진에 대한 성폭력 예방교육도 의무적으로 수강할 수 있도록 강화할 계획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각 프로연맹과 협의해 지난달 발표한 '성폭력 등 체육계 비리 근절대책' 수준의 후속대책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성폭력 근절 확인을 위해 앞으로도 프로스포츠 성폭력 실태조사를 2년마다 실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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