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 음주운전, 한잔도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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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음주운전, 한잔도 안 됩니다

  • 승인 2019-02-24 17:34
  • 신문게재 2019-02-25 22면
  • 박은환 기자박은환 기자


박은환 증명
또 한 명의 이십 대 청년이 제대로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저물었다. 지난주 금요일 새벽, 대학입학을 앞두고 친구들과의 모임을 가진 후 집으로 귀가하다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로 사망했다. 대학입학을 약 열흘 정도 앞둔 그였으며, 이제 스무 살이 된 어린 친구였다. 벚꽃 날리는 캠퍼스 낭만을 꿈만 꾸다 허망한 채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피해자가 외아들이라는 사실까지 더해져 가족과 친구들에 깊은 슬픔이 더해지고 있다. 2주 전 유성구에서도 횡단보도를 건너던 60대 시민이 다가오던 음주운전 차량에 사망했다. 가해자는 면허 취소수준의 혈중알코올농도 0.184%였다.

지난해 휴가를 나왔다 참변을 당한 윤창호씨의 사건을 계기로 전국적으로 음주운전 처벌강화에 대한 여론이 들끓었고 그로 인해 음주운전 처벌강화법인 '윤창호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그러나 '한 번쯤이야'하는 마음, 본인의 운전 실력만 믿거나 아니면 대리운전 비용이 아까워서 요리조리 갖은 이유를 대며 운전대를 잡아 이처럼 안타까운 죽음이 발생했다. 윤창호법 시행이 무색할 정도다.

해외에서는 음주 운전자 처벌이 다소 이색적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같은 경우 음주운전 원인을 차 소유로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음주운전 적발 시 운전자의 차를 매각 처리하고, 벌금을 제한 나머지 비용을 돌려준다. 또한 1년간 차량 등록도 금지하고 있다. 덴마크나 스웨덴은 한 달 치 월급을 몰수해 버리며, 말레이시아는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배우자와 함께 교도소에 수감하는 경우도 있다. 벌금, 징역형만 있는 우리나라 처벌과는 달라 이색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음주운전 감소영향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 운전자는 안일하고 이기적인 개인적 이유로 인해 자신에게나 타인에게나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음주운전은 사랑하는 내 가족, 친구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범죄행위다. 그러나 고질적인 병폐는 고쳐지지 않고 있다. 심지어 음주단속 애플리케이션까지 만들어져 경찰 음주단속을 무용지물로 만들며 법을 비웃고 있었다.

대전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음주 교통 사건이 2015년 730건, 2016년 658건, 2017년 548건이 발생했으며 사망자도 11~13명으로 꾸준했다. 2주 사이에 벌써 2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음주운전 처벌기준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계속되는 이유다.

음주운전, 다른 사람의 목숨도 위협하는 살인행위다. 단 한 잔의 술도 용납해서는 안 되고 핸들 역시 잡아서도 안 된다. 윤창호씨의 사건 이후 경각심을 가졌던 사회에 순간의 경각심이 아니라 음주운전에 대한 심각성을 올바로 인식하고 건강하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더 이상 애꿎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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