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선관위 '상생홍보단'은 각 조합 총회장, 하나로마트 등을 직접 다니며 깨끗한 선거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대전시 선관위 제공 |
조합 수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부쩍 빨라지고 있는 가운데, 전국적으로 고발 건수가 줄어드는 등 공명선거 분위기가 정착하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후보등록을 앞둔 예비후보자들은 유권자인 조합원 표심을 잡기 위한 공약 마련에 공을 들이는 한편, 주말도 없이 지역 행사장을 돌며 얼굴을 알리는 등 출마준비에 분주한 행보에 나서고 있다.
조합장 선거는 후보자 본인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등 공직 선거와 달리 선거운동에 제약이 많다. 때문에 조합원들에게 배달되는 공보물 작성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주로 여성과 고령조합원의 복지 확대, 이자 등 실질적 금융 혜택, 조합원생산 농산물 이용 등 피부에 와 닿는 정책으로 공략하려는 모습이 눈에 띈다.
또 출마 예정자들은 표심을 얻기 위한 '신의 한 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결심이 선 인사들은 언론매체를 통한 출마선언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선거법에도 저촉되지 않을 뿐 아니리 파급효과가 있다는 이유다.
이 외에도 익살스러운 캐리커처 등을 활용한 프로필을 메신저 메인 사진으로 활용하는 등 선택을 받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지난 설에는 한 출마 예정자가 명절인사 현수막에 본인 얼굴을 큼지막하게 새겨 넣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선거 열기가 과열되는 만큼 후보 간 신경전도 포착되고 있다.
선관위에서 주관한 입후보안내설명회에서는 같은 조합 경쟁자들끼리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경쟁자만 아니라면 모두 같은 조합의 구성원이지만, 서로 눈길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을 정도다.
하지만 2회째를 맞는 전국 동시선거인 만큼 후보들 스스로 흑색선전이나 비방전은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실제로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첫 선거 때보다 고발이나 경고조치 등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2일까지 집계 결과 전국적으로 고발·경고조치가 204건(선거일 19일 전 기준)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선거 당시 338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134건 감소한 수치다. 대전은 현재까지 3건을 기록하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교하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두 번째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문화가 성숙돼고 있는 분위기인 데다, 위탁을 맡은 선관위에서도 공명선거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는 효과로 볼 수 있다.
대전선관위와 각 자치구 선관위는 마을축제 행사장이나 경로당 등을 직접 돌며 홍보를 하고 있고, 최근에는 선거일까지 판매하는 공명선거 쌀인 '선미(選米)'를 출시하기도 했다.
선거에 직접 관여할 수 없지만, 대전농협도 자체적으로 공명선거 실천 결의대회를 여는 등 노력을 기울여왔다.
전용석 농협 대전본부장은 "위탁선거가 두 번째인 만큼 동시선거보다는 유권자뿐 아니라 여건도 여러 가지로 성숙해 있다. 조합장에 출마하는 후보자들도 이런 시대의 변화에 부응해줘야 한다"며 "민주주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가 조합장 선거에서 피워지길 기대하며, 아름답고 후유증 없는 선거로 치러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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