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 톡] 50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오피니언
  • 여론광장

[공감 톡] 50대,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 승인 2019-02-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이제 50대.

얼마 전까지 난 가정주부였다. 아이들과 남편의 뒷바라지와 시집살이를 하던 전형적인 가정주부. 기껏해야 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것이 사회생활의 전부였다.

그러다 얼마 전부터 시작하게 된 직장생활…….

사회 전선에 직접 뛰어 들어와 보니 내 자신이 얼마나 부족한 지 절실히 깨달게 됐다. 컴퓨터는 대학시절 사용했던 한글이 고작인데 지금은 어디서든 엑셀과 파워포인트는 기본이었다. 우리 나이의 여성들이 가장 겁내는 것이 컴퓨터와 디지털 기기들이다. 그동안 집에만 있었으니 필요성을 못 느끼고 살았지만 이제 사회생활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익히고 능숙하게 사용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직장에서는 내가 가정을 가진 주부라는 것을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저 가정사는 사적인 일로 전혀 그들에게 어떤 이유든 정당화 되지 않는다. 그렇게 경단녀들의 사회 재도전은 부담감이 밀려오면서 두려움과 자존감 상실로 힘겹게 시작된다.

경단녀란 결혼과 육아 탓으로 퇴사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이르는 말이다.

100세 시대에 들어서면서 필자처럼 다시 사회로 나와 일을 시작하는 사오십 대 여성들이 많아졌다. 아이들도 다 키워놓고 그저 집안일만 하면서 가정주부로 살기에는 아직도 살아갈 날이 많고 그러므로 인해 경제적으로도 일이 필요하고 노후준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지?

요즘 내 자신에게 다시 던지게 되는 질문이다. 사회에 나와서 일을 하고자 할 때 생각해 볼 문제이고 또 일을 하면서도 생각하게 되는 질문이다. 안 하던 일을 하니 부족한 면이 많고 잘하지 못하는 일이 많다. 그렇다고 계속 좌절만 하고 있을 건가? 그렇다고 다시 가정으로 돌아갈 것인가?

사람마다 길지는 않지만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것이 있다면 일단 일을 시작할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일로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일에서 오는 두려움과 좌절감이 조금 덜 하기 때문이다. 일을 선택할 만큼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일단 할 수 있는 일로 시작하고 그 속에서 하고 싶을 일을 차츰 찾아가는 것이 적응하기가 쉬울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직장 동료들과의 유대 관계이다. 이것은 정말 매우 중요하다. 아줌마의 특유의 친화력으로 주위사람들과 잘 지내다 보면 내가 좀 잘 못하는 게 있어도 사람들이 도와주게 된다. 특히 젊은이들과 친해지면 그들에게 바든 도움이 많다. 나의 일을 대신해주기까지 한다. 좋은 유대 관계는 직장생활을 계속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남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다. 무엇이든 배우려는 자세로 임해야한다. 어떻게든 주어진 자신의 일을 배우고 익히고 적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영화 '인턴'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차원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인턴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70세인 '벤 휘태커'는 취직을 하게 되지만 처음엔 주어진 일이 없어 그저 자리나 지키는 노릇만 한다. 하지만 곧 연륜에서 나오는 처세술과 친화력으로 나이 어린 회사 동료들에게 고민을 상담해주는 상담사의 역할을 하면서 일을 익히고 점점 필요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이야기다.

무슨 일이든 어디에서든 우리가 대하는 자세에 좌우된다. 사람들을 바르게 잘 대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고 묻고 배우는 자세로 임한다면 '벤 휘태커'처럼 그 자리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될 것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50대에서도 자신 있게 일에 임할 수 있는 내가 될 것이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김소영 최종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연명치료 중에도 성장한 '우리 환이'… 영정그림엔 미소
  5.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