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대전역이 살아야 대전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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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길의 문화예술 들춰보기] 대전역이 살아야 대전이 삽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 승인 2019-02-22 00: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인류 이동에 대한 견해는 연구자 마다 다르더군요. 공통된 한 가지는 물 따라 이동하고, 강을 거슬러 올라 삶의 터전을 잡았다는 것입니다. 대전에 사람이 정착한 것도 금강을 거슬러 올라온 선지자들일 것입니다. 오래전부터 대전지역에 사람이 정착해 살아왔습니다. 구즉동, 둔산동의 구석기시대유적 등 그간 발견된 다수의 유적과 유물이 그를 대변해 줍니다.

1913년 대전군이 신설, 현재의 인동, 중동, 정동, 삼성동을 중심으로 1949년 대전시로 개칭, 1989년 대덕구 전역 편입과 함께 대전직할시가 되며, 1995년 대전광역시로 거듭나게 됩니다. 발전의 이유, 몇 가지 측면만 살펴보려 합니다. 아무래도, 1905년 경부선 대전역 개통이 도시 발전에 큰 영향을 주었을 것입니다. 1913년 호남선이 개통되고, 1970년 경부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삼남의 분기점이 됩니다. 명실상부한 교통의 중심이 되지요. 더불어 물류의 중심이 되기도 합니다.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한의약제, 인쇄 등 중부지역 물류의 중심, 교량 역할을 합니다. 1932년 충남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고, 1997년 정부대전청사 준공 등으로 행정 중심 도시로 변모 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대전이 충청지역 행정의 중심, 교통의 중심, 유통의 중심이 되지요. 대전 발전의 원동력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떠할까요? 충남도청은 2012년 내포신도시에 짐을 풀었습니다. 행정중심 도시로서의 면모가 축소되었습니다. 2001년 서해안고속도로, 2002년 중앙고속도로, 천안 ? 논산 간 고속도로가 연이어 개통되면서 교통의 중심역할이 상당부분 삭감되었습니다. 편리해진 교통망으로, 중부지역 유통 중심 역할도 대부분 상실하게 됩니다. 호남고속철도에서 대전이 배제되기는 했습니다만, 그나마 역할이 남아 있는 것이 철도입니다.

여타 선진국과 달리 민선자치단체장들이 탄생되면서 정체성, 차별성이 많이 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균형발전이 서로 같아지거나 골고루 분산되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신생도시는 자연 훼손, 환경파괴를 의미합니다. 기존 도시는 쓸모없는 폐허가 되거나, 역사나 팔아먹고 사는 정체된 동네가 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모든 국토가 폐허가 되는 것이지요. 거기에, 도시는 도시대로 발전을 도모할 당위성이 있습니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사업에 필자는 회의적입니다. 전국을 다녀 보면 그만그만한 사업을 수도 없이 전개합니다. 좁은 땅덩이에 곳곳이 민속마을이요, 한옥마을입니다. 곳곳에 근현대역사 재현거리입니다. 특별한 가치나 역사성, 고유성, 차별성이 있는 것은 당연히 보존해야 합니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내용은 한두 군데로 족하지요. 이웃동네 한다고 따라하지 말자는 말입니다. 너도나도 여기저기 만들면 결과는 뻔합니다. 돈이 조금 된다 싶으면 마구 흉내 내어 같이 망하는 장사치와 뭐가 다른가요? 꽤 많은 곳을 다녀봤습니다. 식상하지요. 모든 근현대유적을 보존한다면 기존도시는 전부 유령도시가 되고, 새로운 도시를 탄생시켜야 하겠지요. 그게 합리적인가요?

그러면, 무엇으로 대전에 활력을 불어 넣을까요? 무엇으로 정체성, 차별성을 돋보이게 만들까요? 무엇에 상징성이 있을까요? 앞에서 대전 발전 실마리의 하나가 철도라 했습니다. 대전을 방문하는 외지인들이 대전역과 역 주변의 초라함에 놀란다고 합니다. 호남선철도의 시발점인 서대전역이 고속철도에서 배제되면서 황량한 시설이 되고 말았습니다. 대전역도 그리되면, 대전은 완전히 발전 동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대전역을 살리는 것이 대전을 살리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대전역은 현재도 대전의 관문 중 하나로,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대전 발 0시 오십분, 가락국수 등 추억이 숨 쉬고 있으며, 주변 중앙시장을 비롯한 물류중심지의 역사성과 발전성, 한국철도공사 청사를 비롯한 철도 중심 시설 등 근현대시설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대전이 국토의 중심임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게다가 선상과 대전역 동광장 주위는 충분한 개발 여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떠한 시설이 들어와도 교통난을 해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통팔달 기반 시설이 충분합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황인호 대전 동구청장이 대전역 구상을 밝혔더군요. 대전역 복합2구역 80층 민자유치, 철도선상야구장, 철도박물관, 철도역사공원, 대전의료원 건립, 대동지식산업센터, 도심형산업지원 플랫폼 등을 구상하고 있는 황인호 정창의 야심찬 계획을 환영하는 바입니다. 철도선상야구장은 야구와 축구, 육상 등의 체육시설과 공연, 유통, 업무시설 등 마이스(MICE ; Meeting, Incentives, Convention, Exhibition) 산업을 망라한 멀티파크로 건립한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역세권 개발은 오랫동안 논의되어 온 숙원 사안입니다. 2번이나 좌초한 경험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시 공모를 앞두고 있습니다. 야구장 부지도 선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정에 기초자치단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들었습니다. 야구장 하나를 보지 말고, 대전 전체를 보았으면 합니다. 선상야구장 선정으로 황인호 청장의 비전에 힘을 실어 주었으면 합니다. 주변 지역민이 함께하고,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대전이 먼저가 아닐까 합니다.

황인호 청장의 대전발전 계획에 대전시와 시민이 적극 동참해 주기 바라며 철도청을 비롯한 중앙정부의 아낌없는 협조와 지원을 촉구합니다.

양동길 / 시인, 수필가

양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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