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 수학은 난관을 극복하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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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칼럼] 수학은 난관을 극복하는 힘이다

윤강준 국가수리과학연구소 수학원리응용팀 박사

  • 승인 2019-02-21 16:43
  • 수정 2019-02-22 11:18
  • 신문게재 2019-02-22 22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윤강준-수리연 박사
수학은 주어진 상황이나 조건에서 가장 알맞은 결정을 내리는 사고활동이다. 이를 통해서 주어진 상황을 이해(파악)하고 적절한 계획(해결방법)을 수립한다. 이에 대하여 논하기에 앞서 먼저 한 임금의 고민을 소개하고자 한다.

옛날 어느 나라의 임금에게는 해결하기 힘든 문제로 고민하고 있자 한 수학자가 그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 임금은 너무 고마워 그 수학자에게 원하는 것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수학자는 첫날은 쌀 한 톨을 주고 매일 그 전날 쌀의 두 배를 100일 동안 달라고 했다. 임금이 보기에 한 톨, 두 톨, 네 톨 이렇게 증가하는 것이 너무 하찮게 보여, 보다 귀한 다른 것을 주겠다고 했지만, 그 수학자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임금은 신하에게 그대로 행하라고 명하했다. 얼마 후 신하는 임금에게 그렇게 쌀을 주기 위해선 10년 동안 그 나라의 모든 땅에 벼농사만 짓고 그 수확을 모두 수학자에게 주어도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그제야 임금은 그 수학자의 숫자놀음에 속은 것을 알았다.

여러분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겠습니까?

이 문제는 상황이나 조건을 잘 파악하면 다시 말하면, 수학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면 그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그 수학자가 요구한 쌀알은 총 2의 100 제곱(10의 30제곱)이며 이는 실현하기 힘든 쌀의 양이다. 하지만, 그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쌀알을 세야 하며 반드시 시간이 소요된다. 그런데 우리가 평생 동안에 몇 알의 쌀을 셀 수 있을까? 1초에 10톨씩 100년 동안 세어도 10의 9 제곱보다 작다.



다시 수학 이야기로 돌아가면, 수학은 자연이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그 현상의 인과관계를 분석하며 이를 형식화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결정은 조건이나 상황에서 가장 알맞은 최적의 것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내려진다. 그런데 시험에서 정답 결정, 진로나 직업의 선택, 의사의 환자에 대한 치료방법, 정부의 정책 등 여러 가능성이나 조건에서 하나를 선택할 때나 아니면 사소하게 생활 속 대화에서 자신의 의견이나 생각을 표현할 때 등, 우리의 삶은 선택과 결정의 연속이며, 우리는 먼저 주어진 상황에서 최적의 것이 무엇인지를 판단한 후, 결정을 내리고 선택한다. 이때, 그 판단의 정확성과 합리성을 주는 기준과 근거가 바로 수학이며, 따라서 논리적이고 합리적 사고능력을 기르기 위해서 수학을 배우는 것이다. 수학을 통해 문제 해결 능력을 습득하고 향상 시킨다. 수년 전에 IBM 회사에서 새로운 컴퓨터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전산학이나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아닌 수학전공자를 채용했으며 그 이유로 문제해결능력이 수학자들이 탁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현실에선 수학하면 계산이라는 오해 때문에 학생들은 수학에 대한 흥미를 잃고 그로 인해 학습 의욕을 상실한다고 필자는 본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학생들이 수학문제를 접하면 먼저 문제의 조건이나 상황을 파악하기에 앞서 기계적으로 계산하고 답을 선택하려 든다. 도대체 문제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계산하며, 또 그러한 계산방법을 왜 선택했는지 모르고 습관적으로 계산한다면 무슨 학습효과나 만족감(해결의 즐거움)이 있겠으며 당연히 학습의욕이나 흥미는 생겨날 수 없다.

우리는 매 순간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하면서 살아간다. 즉, 효과에 대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생활 속에서 수학을 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수학은 삶에서의 선택이 아닌 근간이며 필수불가결한 기능이며 능력이다. 그래서 수학에 대한 능력이 낮으면 곤란한 처지에 놓일 수도 있고 비효과적인 결론으로 크고 작은 손해를 입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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