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용액공정으로 열전 소재 더 얇게… 신호선 표준연 연구원 등 성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논문 발표

신호선 선임연구원 모습.

신호선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손재성 UNIST 교수팀이 '주석-셀레나이드(SnSe)'의 결정 구조를 나란히 정렬해 고효율 초박막 열전소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열을 전기로 만드는 소재를 얇게 만들어, 휘어진 표면에도 붙일 수 있는데 다 성능까지 높였다.

열전소재는 소재 양단에서 나타나는 온도차를 이용해 전기를 발생시키는 물질이다. 열전소재로 열전발전기를 만들고 자동차 혹은 선박의 엔진 등에 부착하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 2014년 처음 보고된 주석-셀레나이드는 성능 면에서 1~2위를 다툴 정도로 촉망받는 열전소재다.

하지만 그간은 주석-셀레나이드의 결정 구조를 제어하기 어려워 기대만큼 우수한 열전 효율을 보이진 못했다. 결정 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진은 재료를 용액에 녹여 열전 잉크로 합성한 뒤(용액공정) 가열하는 공정을 개발해 주석-셀레나이드를 특정 방향으로 성장시켰다.

1단계 공정에서는 '주석-다이셀레나이드' 박막을 만들고, 2단계 공정에서 열처리해 '주석-셀레나이드' 박막을 만드는 방식을 사용했다. 주석-다이셀레나이드가 특정 방향으로 성장하는 원소의 일종이라는 점에 주목해 새로운 방법을 고안한 것이다.

주석-다이셀레나이드를 가열하면 셀레늄 원자가 증발하며 주석-셀레나이드가 된다. 앞서 형성된 주석-다이셀레나이드 결정이 이정표가 되기 때문에 주석-셀레나이드 결정 구조도 가지런하게 정렬된다. 열전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나란한 단결정 구조를 띠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에 따르면 제작된 주석-셀레나이드 박막은 기존 연구 결과물에 비해 전기적 특성이 10배 이상 우수하다. 더불어 단결정으로 성장시킨 덩어리 형태의 주석-셀레나이드 소재와 견줄 정도로 높은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월 20일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기계연 부설 재료연의 강전연 박사 등도 이 논문에 참여했다. 연구 지원은 표준연의 저차원 소재게놈 제어평가기술개발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등을 통해 이뤄졌다.

신호선 표준연 선임연구원은 "저렴한 용액공정으로도 고성능 열전 박막 소재의 제조가 가능해졌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극박막 열전소재의 측정표준기술 개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