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장 |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가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 통합 3년 만에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소프트볼 등 3개 단체가 통합되는 과정에서 3차 선거까지 치르는 경쟁을 벌였다.
내부 진통과 불협화음이 지속 될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했다.
군중이 많을수록 결집이 어렵듯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는 3만여 명의 동호인과 엘리트 선수들이 등록돼 있다.
대전시체육회 가맹경기단체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만큼 내부 화합이 우선돼야 하지만, 한 명의 목소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갈등이 지속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일<사진> 초대 대전야구소프트볼협회장이 소방수로 등판했다.
박일 회장은 "통합과정에서 시끄러운 일들이 많았다. 회장에 대한 뜻이 없어 1~2차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분란이 일어 3차 선거에 출마했다"며 "회장은 '감투가 아닌 해야 할 사람'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가 아닌 미래, 차기 회장과 회원들을 위해 조직 안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체육계에서 40대 중반 나이는 젊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야구에 대한 애정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30대에 중구야구연합회장을 10년 가까이 맡으며 야구 발전에 노력해 왔다"며 "이를 토대로 임기 내 대전 야구가 안정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구분 없이 전국 최고의 협회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2017년 대전제일고 야구부를 창단했다. 신흥·유천초, 한밭·충남중, 대전·제일고, 괴정중, 전자디자인고로 이어지는 인프라를 확충해 나가고 있다.
최근 지역 내 중학교 야구부 창단을 추진 중에 있다.
박 회장은 "서구에 있는 한 중학교와 야구부 창단을 놓고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구체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팀 창단과 함께 더 많은 인프라를 구축해 대전을 야구 메카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관계기관의 협조가 선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현재 덕암야구장과 갑천야구장 개보수 등 활용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현재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인들이 야구장이 없어 인근 보은과 공주 등으로 원정을 다니고 있다"면서 "타 시도와 비교해 환경이 열악하다. 기본적인 인프라만 구축되면 전국 야구동호인들이 대전을 찾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제대로 된 야구장 조성은 야구인들의 숙원이기도 하다. 지난해 야구인의 밤 행사에서 회원들에게 "자연친화적인 구장을 조성해 생활체육 활성화가 우선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할 만큼 야구인들의 관심이 높다.
박 회장은 덕암야구장이 조성되면 학원 스포츠를 추가 창단해 연계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인프라 확충=대전 야구' 발전이라는 공식을 맞추고 있다.
박 회장에게 야구는 젊음을 바친 동반자이지만, 아픈 손가락이다.
부모님의 반대로 야구선수 꿈을 포기하면서 성인이 되기까지 야구와 등을 졌다. 대학에 다니면서 졸업 전 교내 야구대회에 참가해 다시 야구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고, 이후 야구 외길을 걷고 있다.
MK무역회사 경영자이기도 한 박 회장은 현재 야구와 관련된 물품을 취급하고 있다. 인생에서 야구와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
'MK'는 박 회장의 부모님 영문을 딴 상호다. 부모님의 이름을 달고 '정도'를 걷고 싶다는 그의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올바른 길을 갈 때 협회 또는 하는 일에 있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을 마음 깊숙이 새기고 있다.
박 회장은 "부모님의 반대로 야구 선수 꿈을 포기했지만,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내면에 숨어져 있었다. 지역 야구 발전을 위해 회장에 출마해 당선되면서 아버지께서 처음으로 칭찬을 해주셨다"며 "앞으로 가시적인 성과는 물론 동호인들의 화합과 소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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