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반응을 통한 카이랄성 감마-락탐 합성. |
거울상 이성질체는 서로를 거울에 비춰보면 같은 모양이지만 아무리 회전시켜도 겹칠 수 없는 이성질체를 말한다. 카이랄성이라고도 불리는 이 특성은 의약품 개발에도 매우 중요하다. DNA, 단백질 등 카이랄성을 지녀 개발된 약물의 유형에 따라 각각 다른 생리활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또 한 쪽 유형이 유용할지라도 다른 유형의 이성질체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유용한 이성질체만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비대칭반응은 아직까지 현대 화학의 난제로 남아 있는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새로운 촉매 개발로 이 난제를 해결했다. 연구팀은 2018년 3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를 고부가가치의 감마-락탐 화합물로 전환시키는 이리듐 촉매 개발 성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개발된 촉매 역시 두 가지 형태의 거울상 이성질체가 선택성 없이 모두 얻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더불어 연구진은 계산화학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높은 선택성의 원인을 분석하고, 개발한 촉매를 통해 다양한 구조를 갖는 카이랄 락탐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도 성공했다. 이렇게 합성된 카이랄 락탐은 독특한 입체적 특성 때문에 생체 단백질과의 상호작용이 유용하다. 향후 신체 내 생리활성을 효과적으로 높인 약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인 네이처 카탈리시스(Nature Catalysis) 2월 19일자(한국시간) 온라인 판에 실렸다.
장석복 단장은 "약효를 갖는 의약품의 핵심 단위만 선택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로 향후 유기합성 및 의약분야 연구를 통해 부작용을 덜고 효과는 높인 신약개발까지 이어지리라 기대한다"며 "자연계에 풍부한 탄화수소화합물을 재료로 고부가가치 원료를 제조할 수 있는 경제적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한윤창 기자 storm023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