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교수·혁신클러스터학회장 |
우리 국민과 기업은 위기를 기회로 전환한 경험이 많다. 1인당 국민소득이 아프리카 가나의 소득에 불과한 60년 전, '머리에서 캐는 자원'인 원자력기술을 배우기 위해 간 젊은이들은 미국 엔지니어들이 '노하우'를 가르쳐주지 않자 '노와이'(know-why)를 통해 역행적 엔지니어링과 기술 학습을 달성하였다. 40년 전 카터 행정부의 주한미군철수 등의 정책에서도 우리는 자주국방의 역량을 구축했고, 반도체를 미래의 쌀이라고 본 삼성과 대기업은 오늘날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30년 전 인공위성 기술을 배우러 영국에 간 학생들도 우리 기술로 인공위성을 발사하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또 20년 전 IMF 구제금융을 받고 각 산업이 구조조정 될 때, 이를 '변장된 축복'(disguised blessing)으로 평가받을 만큼 벤처기업 육성이란 새로운 돌파구로 그 위기를 극복했다.
이처럼 우리의 DNA 속에는 위기극복의 인자가 자리하고 있으므로 이를 어떻게 구현하고 협력해 나갈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농사를 지을 때 경험 많고 일 잘하는 왼편의 소를 '안소'라 부르고, 오른편의 경험적은 소를 '마라소'라고 부른다. 소 한 마리가 하루에 밭을 500평 간다면, 멍에(yoke)로 연결해 둘이 협력하면 2000평을 간다고 하니 대단한 성과이다. 비록 멍에로 구속되는 면은 있지만, 성과도 클 뿐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면 마라소가 안소의 역할도 담당하니 학습효과도 대단하지 않은가?
함께 모여 파트너십을 통해 시너지를 거두는 클러스터가 혁신의 중요한 동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국제정세를 꿰뚫어보는 통찰력으로 미래를 향한 비전공유, 가치창출 및 협력을 실천할 때 우리 부모세대가 남긴 것 이상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역사에 자랑스런 세대로 남을지 여부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다. 최종인 한밭대 교수·혁신클러스터학회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