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디세이]트램, 논쟁보다는 다가올 미래 대비 역할을 생각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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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디세이]트램, 논쟁보다는 다가올 미래 대비 역할을 생각할 때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 승인 2019-02-18 08:20
  • 수정 2019-04-29 10:40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양성광이사장
양성광 이사장

최근 대전시의 숙원인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이 예타 면제대상으로 선정됐다. 그러나 트램 방식이 적절하냐는 원론적인 이야기부터 기존 도로를 잠식해 교통 혼잡을 일으킬 것이라는 논란 등이 지속되고 있어 안타깝다.

도시철도 2호선의 방식에 대해서는 지역 사회에 여전히 많은 이견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미 쏘아버린 화살이기 때문에 논란은 소모적인 논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필자가 정부의 정책 결정과정에 참여했을 때 저마다의 생각과 이해가 다른 복잡한 상황에서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자기의 논리만을 강조해 사업이 표류하는 경우를 수없이 지켜봤다.

여기에 정치인들이 각자의 이해에 따라 전문가의 논리 일부만을 차용해 펼침으로써 시민을 혼란케 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많이 목격했다. 이러한 비생산적인 논쟁보다는 차제에 어떻게 하면 대전시의 교통시스템 전반을 효율적으로 업그레이드할까 하는 논의의 장이 펼쳐졌으면 한다.



요즘 세상은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것이 나올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토머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은 향후 20년간 우리는 인류 역사 전체에서 겪은 변화보다 더 많은 변화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자율주행차가 보편화하고, 차량 공유경제가 더욱 활성화되리라 전망한다. 차량이 소유의 개념에서 공유의 개념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가 등장하고, 아마존이 주도하는 물류 혁신도 점차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환경에서 미래 교통시스템은 지금과는 많이 달라져야 할 것이다. 공공 교통시스템은 지하철, 버스 등과 같은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공영주차장과 주차정보, 지능형교통시스템(ITS)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이 요구된다. 대전시와 같이 기껏해야 도심 반경이 5km 남짓 되는 도시에서의 차량 정체는 결국 도심의 주차 공간 부족과 스마트하지 못한 교통시스템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대전시와 대덕의 출연연이 힘을 합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대전시의 교통 환경을 상세하게 분석하자. 이러한 분석결과를 토대로 주차장 증설이 우선 필요한 지역과 지능형교통시스템의 도입 효과가 큰 지역을 파악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공영주차장과 ITS를 확충하자.

도심철도 1호선과 2호선 트램을 중심으로 지선 버스가 촘촘하게 연결되도록 기존 시내버스 노선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지금은 도심철도 1, 2호선은 물론 시내버스 노선도 될 수 있으면 많은 곳을 경유하도록 설계돼 있어 많은 사람이 이용을 꺼리고 자가용을 끌고 나온다.

이러한 불편함을 없애려면 도심철도 1, 2호선을 보완하는 급행버스를 신설해야 한다. 운행 거리가 긴 시내버스들을 3~4개 거점을 왕래하는 급행버스와 도심철도의 역과 마을 곳곳을 연결하는 짧은 지선버스로 개편하면 편의성이 증대돼 자연히 이용객이 늘 것이다.

어느 한 도시의 교통시스템은 사람의 이동과 물류에 그치지 않고 지역 경제의 혈관과 같은 역할도 수행한다. 도시 교통이 교육-연구-생산-물류의 흐름을 국내 대도시와 국제적으로 잘 연결해 주면 도시의 생태계가 활성화된다.

그러나 대전시의 자산인 대덕특구는 대전역, 복합터미널과 연결되는 변변한 급행 버스 하나 없는 교통 취약 지역이다. 하루빨리 대전역과 대덕을 연결하는 급행버스 등을 설치해 다른 지역의 투자자, 비즈니스맨이 쉽게 대덕을 방문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인구 150만 대전은 규모가 작고, 기술과 인력은 풍부하나 기업이 부족한 특성 때문에 성장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대전-세종-청주-천안을 연결하는 ‘중부권 통합경제’가 필요하다.

대전 트램 건설을 계기로 중부권 핵심도시들과 청주공항 등을 직접 연결하는 광역 교통망을 조속히 확충해 지역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대한민국 혁신성장을 견인하는 중부통합경제권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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